동남아시아가 물에 잠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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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가 물에 잠기고 있다
  • 댄 서덜랜드 기자
  • 승인 2020.01.09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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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해안 지대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에 훨씬 더 취약하다.
(사진: AFP)
(사진: AFP)

베트남 호찌민에 침수가 계속되고 태국 방콕은 해수면 아래로 계속 가라앉는다. 

마치 동남아시아를 배경으로 한 공상과학 소설처럼 들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 추세라면 호찌민과 방콕 일대에서 앞으로 20~30년 안에 현실화할 얘기라고 경고한다. 

'종말 보고서'로 알려진 최근 보고서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침수 면적이 당초 예상의 3배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 예측이 사실이라면 동남아는 특히 취약하다. 호찌민과 방콕 일부는 2050년 안에 물 안에 가라앉게 된다. 베트남의 쌀 주산지인 메콩 델타 지역 주민 수백만 명은 터전을 잃을 수도 있다.  

지난해 9월에 발간된 이 보고서는 유엔 산하 기후변동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이 전 세계 과학자 130여 명의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했다.  

동남아 해수면 상승은 인간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 기후 변화, 수온 상승, 폭우, 빙하 해빙 가속화 때문이라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특히 남극 서쪽 빙하가 예상보다 훨씬 빨리 녹아내리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IPCC 보고서는 종전의 위성 고도 데이터를 수정하고 해안선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해수면 상승에 훨씬 더 많이 노출돼 있다고 짚었다. 과거 해수면 상승 시나리오는 토지 손실과 인구 이동을 약 3분의 1 과소평가했다는 주장이다. 

동남아는 해수면 상승에 훨씬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ResearchGate)
동남아는 해수면 상승에 훨씬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ResearchGate)

비영리 연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은 베트남 메콩 델타 대부분이 2050년 물속에 가라앉을 것으로 예고하는 보고서를 발표해 베트남에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재앙의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각국 지도자들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다. 2015년 195개국이 지구 온난화 속도를 늦추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파리기후변화협정을 맺은 이유다. 

그러나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회의에서 약 200개국 대표들은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강화하는 데 실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대적으로 가난한 국가들이 오염이 덜한 기술로 전환하도록 자금을 지원하는 부분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데서 실패의 배경을 찾았다. 특히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로 인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협력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메콩 델타에 가까운 사이공 델타에 위치한 호찌민은 이미 태풍, 폭우, 상류 물 방출 등이 겹치면서 매년 침수 피해를 입고 있다. 

호찌민은 900만명이 거주하는 대도시로 동남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보여준다. 베트남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으며 국내총생산(GDP)에 21%를 기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호찌민이 침수될 경우 베트남 경제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의미다.  

이를 막기 위해 호찌민 당국은 올해 침수 방지 예산으로 3억5400만 달러를 배정했다. 또 런던 템스강 하류의 홍수 방어벽과 비슷한 형태의 구조물을 세우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메콩 델타가 물에 잠긴 모습 (사진: IMF/Twitter)
메콩 델타가 물에 잠긴 모습 (사진: IMF/Twitter)

물에 가라앉는 건 방콕도 마찬가지다. 820만명 인구를 수용하고 있는 방콕의 습지대에 들어서 있으며 건물들이 최근 수년 동안 20mm 가라앉은 것으로 파악된다. 

태국의 한 과학자는 여러 자료를 종합하면 가라앉는 속도가 연간 30mm에 달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았다.

자카르타 역시 물에 가라앉는 문제로 인해 인도네시아 수도 타이틀을 빼앗기게 됐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수도를 보르네오 섬의 동 칼라만탄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자카르타 일부 지역은 연간 10~20cm씩 가라앉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수 펌핑으로 인한 지반 침하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설상가상 이달 자카르타는 13년 만에 최악의 홍수로 인해 60명이 사망하고 17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2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물에 잠긴 자카르타 도심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 AFP)
2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물에 잠긴 자카르타 도심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 AFP)

필리핀 역시 지반 침하 현상이 일어나면서 인근 해안과 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몇 달 전 AFP는 필리핀 일부 해안 도시가 침몰하는 재앙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원인 중 하나는 공장과 농장에 물을 대기 위한 우물 난개발이라고 한다. 

중국,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 6개국을 거쳐 흐르는 '동남아 젖줄' 메콩강 유역은 특히 기후변화에 취약하다. 메콩강 하류 지역은 해수면 상승뿐 아니라 염수 침입, 상류에서 댐 난립으로 인해 이곳에 생계를 유지하는 이들의 삶도 위협받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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