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경제'를 향한 중국의 험난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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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경제'를 향한 중국의 험난한 길
  • 고든 와츠 기자
  • 승인 2020.01.02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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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i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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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는다. 새해에 어울리는 이 말은 2020년 중국 경제에는 통하지 않을지 모르겠다.

전반적으로 2019년은 중국 정책 입안자들에게 우울한 한 해였다. 소비자 지출에서 산업 생산, 투자, 무역 등 여러 분야에서 스트레스 신호가 나타났다. 지난 2개월 동안 경기 반등 조짐이 나타났지만 3분기에6%까지 떨어진 성장률 둔화의 충격은 여전히 생생하다.

성장 둔화 배경 가운데 하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었다. 18개월간의 전쟁 끝에 양국은 1단계 합의에 도달했고 오는 15일 공식 서명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성장 둔화의 핵심 원인은 정부가 주도하는 첨단기술 제조업과 인터넷 기반 서비스로의 산업 구조 전환에서 나온 합병증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정부가 그리는 경제 청사진의 중심엔 저부가가치 물품의 수출이 아니라 소비가 자리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첨단기술 육성 프로젝트인 '중국 제조 2025'를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지난 4년 동안 산업 구조 전환은 예상보다 어렵다는 게 드러났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카르시아 헤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개리 응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신(新)경제는 전통 산업의 뒤를 이어 중국의 미래 성장 스토리를 쓸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첨단기술에 기반해 소비, 고부가가치 제품, 서비스에 중점을 두는 신경제로의 전환은 예상보다 훨씬 어렵다"고 지적했다. "소비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지만 가계 가처분 소득의 성장 둔화가 새 도전과제를 제시하고 있다"고 이들은 부연했다.

공식적으로 첨단기술 제조업은 2019년 첫 10개월 동안은 강력한 성장을 보고했다. 11월 말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첨단 기술 기업들이 거둔 수익은 2018년 같은 기간에 비해 7.5% 증가했다.

그러나 국가통계국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나 수치는 이게 전부다. 절반의 그림일 뿐이다. 

중국 정부가 계속 국유 기업의 특권을 보호하고 민간 부문을 간과한다면 내일의 문제는 해결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Lowy Institute)는 '중국의 경제적 선택'이라고 제목 붙인 보고서에서 중국의 핵심 산업은 "한계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함으로써 국유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지는 중국 경제의 약점을 꼬집었다. 지난 11월 첨단 제조업 육성을 위해 210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새로 조성한다는 결정이 나온 뒤 일각에선 결국 국유 기업 주머니로 들어가는 돈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로위연구소는 "중국은 전통적으로 민간 산업이 아니라 국유 기업에 의존해 산업 정책을 시행해왔다"면서 "원칙적으로 기업 운영에 있어서 창의성이나 효율성은 기업 소유주에 의존해선 안되지만, 사실상 전 세계적으로 국유 기업들은 민간 기업에 비해 혁신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인터넷 산업, 온라인 금융 등 혁신을 위한 강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광범위한 근거가 있지만, 이러한 혁신은 보통 공식적인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는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광범위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로위연구소의 지적이다. 연구소는 가치 사슬의 윗단계로 이동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에서 교훈을 얻을 만하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첨단기술 혁신은 향후 몇 년 동안 전반적인 성장 속도에 크게 기여하지 않을 수 있다"며 "첨단기술 혁신이 한국과 일본에서 성장 동력이 되는 데에는 수십 년이 걸렸다. 새 첨단기술 개발과 발전은 많은 위험과 시간이 든다. 선진국 경제에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연간 1~2% 수준으로 천천히 증가하는 주된 이유도 첨단기술의 느린 성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확실한 것은 첨단사업 중심으로 경제 전환이 진행됨에 따라 중국의 성장률은 앞으로 계속 둔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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