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합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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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합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 고든 와츠 기자
  • 승인 2019.12.16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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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i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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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마침내 1단계 무역합의에 이르렀지만 합의 내용을 둘러싼 의문이 가시지 않고 있다. 나라 간 합의는 톨스토이 장편 '전쟁과 평화' 만큼이나 두꺼운 게 정설이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1단계 합의는 86페이지에 불과하다. 

중국과 무역협상을 이끈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주말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합의를 "무척 중요한 한 단계 진척"이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일각에선 우리가 가장 어려운 부분을 건드리지도 못했다고 한다. 물론 사실인 부분도 있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가장 어려운 부분은 첫 번째 합의에 이르는 것이다. 그 점이 가장 힘든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물론 앞으로 합의 세부사항을 덮은 안개가 걷히고 나면 악마는 디테일에서 발견될지 모를 일이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현재 일부 번역이나 본문 수정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 몇 주에 걸친 법적 검토가 끝나면 내년 1월 첫 번째 주에 공식 발표와 서명이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쯤에서 미국의 입장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미국 측에 따르면 중국은 앞으로 2년에 걸쳐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 수입을 2배 가까이 늘리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미국산 농수산물 500억 달러어치를 포함해 공산품, 에너지와 금융 서비스가 모두 포함된다. 

대신 미국은 15일로 예고했던 중국산 수입품 1600억 달러어치에 대한 15% 관세 부과 계획을 취소했다. 9월에 부과했던 1200억 달러어치 제품에 대한 15% 관세는 7.5%로 삭감될 예정이다. 관세 인하는 1단계 합의가 완료된 뒤 30일 뒤에 적용된다. 

그러나 미국이 당초 2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던 관세 25%는 그대로 남을 예정이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보호와 환율조작 금지에 대한 합의로 이뤄졌다고 하지만 세부사항은 밝혀진 바 없다. 

물론 중국은 1단계 합의라는 돌파구를 환영하지만 자세한 합의 문서에 관한 발언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중국 최대 규모 연구기관인 중국사회과학원(CASS)의 니펭 미국학 전문가는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미국이 말해왔듯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미국에 지기만 한다면 미국은 왜 1단계에 합의했는가"라고 반문하며, "미중 무역합의는 상호 교환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측이 합의를 환영했지만 지난 18개월 동안 반복된 우여곡절을 볼 때 앞으로도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로 무역전쟁의 포문을 연 것은 1년 반 전이다. 2018년 4190억 달러를 기록한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명분이었다. 그러나 올해 1~9월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5000억 달러로 늘었다. 

무역전쟁 시작 후 백악관은 협상 범위에 무역적자뿐 아니라 중국 정부 주도의 경제 모델을 포함시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압박했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보호, 사이버 절도, 개혁 개방도 협상 테이블에 올랐다. 

양국의 분위기가 얼어붙으면서 무역전쟁 전선은 더 확대됐다. 미국이 중국 화웨이와 ZTE 등 주요 기술 기업을 상대로 제재를 가하는 기술전쟁을 시작하면서다.   

이 같은 난제의 해법을 담기 위해선 86페이지 문서로는 부족할 터. 당연히 미국과 중국의 '미니딜'에 대한 반응도 미지근할 수밖에 없다. 

미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연구원은 "내가 샴페인을 터뜨리지 않아도 양해해달라"면서 "무역전쟁이 고조되는 상황이 멈춘 것 외엔 축하할 만한 게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제한적인 양보만으로 중상주의 경제 시스템을 보존하고 무역 파트너와 세계 경제를 희생시켜 차별적인 산업 정책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짐머만 전 미국 상공회의소 소장 역시 "18개월에 걸친 값비싼 무역전쟁을 치르고도 (미국은) 미지근한 구매 약속 외엔 얻은 게 없다"고 꼬집었다.

이제 관심은 미중 2단계 협상으로 옮겨갈 것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앞으로 양국 협상이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정부 통제형 경제 시스템과 과도한 보조금 지원을 포함해 실질적인 핵심 쟁점이 2단계 협상에서 다뤄질 것이다. 트럼프 무역팀에게 이 쟁점은 중국과 갈등하는 뼈대지만 시 주석과 중국 공산당에겐 물러설 수 없는 레드라인이기도 하다. 

므누신 장관은 "2단계에는 중요한 쟁점이 남아있다. 어쩌면 '2단계 A,' '2단계 B,' '2단계 C'가 있을 수 있다. 앞으로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2단계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수십억 달러가 걸린 값비싼 문제이자 앞으로 세계 양강의 미래 관계를 설정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애덤니와 윤지앙 연구원은 정책 분석지인 차이나네이칸(China Neican)에서 2단계 합의를 낙관하지 못했다. 

이들은 "2단계가 무엇을 아우르는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1단계 합의에서 공개된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글로벌 경제를 짓누르는 미중 무역협상의 핵심 쟁점은 보류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불만은 필수적으로 중국 경제에서 공산당의 통제 역할에 기인한다. 그러나 이는 공산당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다. 현재 미국이 중국에 가하는 압박으로는 중국 경제에 근본적인 전환을 가져오지는 못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한계 때문에 미국과 중국은 무역에서 합의에 이르더라도 장기적인 경제와 전략 경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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