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붕괴로 치닫고 있는 인도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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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 붕괴로 치닫고 있는 인도 경제
  • 라비 칸트, 금융 전문가
  • 승인 2019.12.0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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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소프트웨어 회사인 인포시스의 직원들 (사진: AFP)
인도 소프트웨어 회사인 인포시스의 직원들 (사진: AFP)

11월 8일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부패한 공무원·범죄조직의 비자금 은닉·탈세 등 이른바 ‘검은 돈’을 없애기 위해 고액권인 500루피와 1,000루피의 통용을 예고 없이 중단하고 신권으로 교체하는 화폐개혁을 단행한 지 만 3년이 되는 날이다. 화폐개혁 발표 직후 갑자기 인도에서 통용되고 있던 전체 통화의 86% 이상, 즉 2,060억 달러(약 246조 원)가 영향을 받았다.
 
인도 정부가 이처럼 대담한 화폐개혁을 단행한 주요 원인은 부패 척결이었다. 하지만 현금은 인도에서 유통되는 불법 자금의 6% 정도에 불과하다.
 
화폐개혁 발표와 500루피와 1,000루피 화폐의 발권 중단이 갑작스럽게 추진되다가 보니 신권으로 즉각적인 대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하룻밤 사이에 법정화폐가 급감하면서 인도 경제는 충격을 받았고 유동성 위기가 일어났다. 소비도 큰 타격을 받자 생산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고, 고용, 성장, 세수 등에도 모두 타격을 받는 ‘도미노 효과’가 일어났다. 2015/16 회계연도에 8.01%였던 성장률은 화폐개혁 영향에 2016/17년에 7.11%로 하락했다. 화폐개혁이 내수 주도의 경제에 최대 리스크로 작용한 것이다.
 
인도 국민들이 화폐개혁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정부는 2017년 7월 1일 역사상 가장 복잡한 세제 개혁안인 상품서비스세(GST)를 도입했다. 기업 설립 허가, 규제, 형식과 관련된 복잡했던 예전 세제가 복잡한 세율 메커니즘과 함께 새로운 이름을 달고 부활했다.
 
GST에는 다중 세율, 할증료, 월간 매출 신고 요건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 송장 없는 거래, 세금 환급 남용, 세액공제 조작 등에 대해선 형사처벌이 가해졌다. 비공식 부문이 거대한 인도처럼 큰 나라에서는 높은 GST 세율과 복잡한 준수 요구는 사업 수행을 상당히 어렵게 만든다.
 
전인도노조연맹(AITUC) 조사에 따르면 2018년 9월 현재 인도 경제에 32% 기여하고 1억 1,100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 인도의 6,300만 개 중소기업 가운데 5분의 1의 순익이 GST 부과 이후 20% 감소하면서, 수십만 명의 노동자를 해고해야만 했다. 공급 중시 경제학의 근간이 되는 이론을 설명하는 곡선인 래퍼곡선(Laffer curve)에 따르면, 세율 인상은 항상 세수 감소로 이어진다.
 
두 차례의 대규모 재앙적 개혁 이후, 인도 경제는 매 분기 GDP는 감소했고 재정적자는 증가했다. 이뿐만 아니라 여러 부문이 위기를 겪는 등 상당한 혼란을 목격했다.
 
인도 경제가 이처럼 끔찍한 부진에 빠진 근본 원인은 정부 정책 자체다. 정부는 부정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비공식 경제와의 전쟁을 벌였다. 그러나 경제의 상당 부분, 특히 농촌 지역 경제는 비공식 경제이기 때문에 정부는 사실상 경제 자체에 대해 전쟁을 치른 게 된다. 그래서 정부는 결국 경제를 죽이게 되었다. 인도는 올해 5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 국가 왕관을 잃었다.
 
경기둔화는 주기적인가, 구조적인가?

현재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현재 인도의 경기둔화가 순환적인 것인지 구조적인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정부는 아마도 그것이 본질적으로 순환적 성격을 띤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주기적 둔화가 경기침체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하는 것이다.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을 때 경기가 침체에 빠졌다고 말한다. 그런데 인도 경제는 상당 기간 둔화되고 있으며, 올해 연이은 금리 인하와 연간 예산의 102%에 이르는 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아직 경기가 호조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제적인 신용평가사인 피치 레이팅스에 따르면 인도 경제는 7~9월 분기에 4.7% 성장해 6년 만에 최저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재 인도의 경기둔화는 성격상 ‘침체(recession)’보다는 ‘불황(depression)’에 더 가깝다. 불황이란 붕괴나 추세 복귀 신호는 없는 상태에서 추세 이하 성장을 지속하는 걸 말한다. 예를 들어 한 국가의 추세 성장률이 5~6%인데 현재 3~4% 성장하고 있다면, 2%p의 차이는 불황형 성장을 나타낸다. 불황은 본래 지속적이고 구조적이며, 극복에 수십 년이 걸린다. 구조적 문제는 주기적 해법을 갖고서는 해결될 수가 없다.
 
가치 창조 경제

인도는 수요 둔화, 낮은 저축률, 복잡한 노동법, 토지개혁 등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시급히 개혁에 착수해야 한다. 자본 통제 완화는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이와는 별도로 인도는 소비 수요의 80%를 차지하는 농촌 인도를 연결하는 데 더 중점을 두고 자본시장에서 과감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또 제조와 조립보다는 연구와 제품 개발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 인도는 가치사슬을 올라가서 많은 다른 산업들에 필요한 서비스 제공자에서 벗어나서 산업 전반의 혁신국가로 발돋움해야 한다.
 
인도는 경쟁, 규제 완화, 시장 개방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인공지능(AI)과 자동화가 가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수십 년 동안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장기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러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혁신과 지식재산권 창출에 기반한 경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미래에는, 지식재산권 활동이 활발하고, 기술혁신을 촉진하는 문화가 강한 나라들이 세계 GDP에서 큰 몫을 차지할 것이다.
 
인적 자원의 효율적 활용도 게을리하면 안 된다. 인도는 시간과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 정부가 정치적 사안 설정에만 집중하고 경제적 어려움을 무시한다면, 인도 경제는 몇 년 안에 인도 경제는 구조적인 붕괴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 본 칼럼 내용은 Asia Times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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