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주의에 너그러운 일본 학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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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주의에 너그러운 일본 학계
  • 샤오첸 수, 도쿄대학 박사 과정 연구원
  • 승인 2019.11.2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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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 AFP)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 AFP)

최근 오사와 쇼헤이 도쿄대학 겸임교수는 트위터에 일련의 혐중(嫌中) 트윗을 올렸다가 비난을 받았다. 인공지능(AI) 개발 회사인 데이지는(Daisy Inc.)의 대표 이사도 겸직하고 있는 그는 트위터에 “데이지는 중국인을 고용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인이 데이지에 지원하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지원자가 중국인이라는 걸 알면 절대 인터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혐중 트윗에 대해 비난이 커지자 도쿄대학은 24일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대학 측은 성명에서 ‘모 교수가 모 국가와 국민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교수가 어느 나라와 관련해서 그런 발언을 했는지, 그리고 발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도쿄대학은 성명에서 ”대학 측은 어떤 종류의 차별도 용인하지 않으며, 교수의 발언은 개인적 발언이며, 대학 측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본 사건과 같은 일이 일어나서 유감이며, 불편함을 느꼈던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 성명을 끝맺었다. 성명에는 오사와 교수에 대해 어떤 처벌을 내릴지는 나와 있지 않았다.
 
오사와 교수의 발언은 해외에서 AI 관련 연구를 수행 중인 중국인들에게 특히 민감한 시기에 나왔다. 미국 정부 당국과 언론들은 중국인들이 외국 기업 및 연구원들과 공동연구를 하는 척하면서 AI 같은 분야의 최첨단 기술을 훔치고 있다고 비난해왔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의 기술 절도를 둘러싼 논란은 특히 미국과 중국이 향후 글로벌 기술·경제 부문을 독차지하기 위해 AI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려고 애쓰고 있는 가운데 커지고 있어서, 더욱 민감한 주제다. 일본 정부 당국은 중국의 AI 관련 지식재산권 절도를 막기 위해 국제무대에서 미국 기업들과 손을 잡고 구체적인 대응책을 취하려고 하고 있다.
 
AI 둘러싼 광범위한 지정학적 전투가 벌어지고 있어서였을까? 오사와 교수의 혐중 발언은 일부 일본 누리꾼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의 트윗에 달린 일부 댓글들은 중국 공산당을 대신해서 일본에서 일하면서 최첨단 기술을 빼가는 중국인들에 대한 비난에 집중됐다.
 
중국인들과 관련된 보안 우려는 그렇다 치더라도, 모든 중국인을 무작정 채용에서 배제하겠다는 오사와 교수의 발언을 과연 두둔할 수 있을까?
 
그런 행동은 분명 일본도 서명한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철폐에 관한 국제협약(International convention on the Elimination of All Forms of Racial Discrimination)'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 따라서 도쿄대학이 오사와 교수에 대한 처벌을 암묵적으로 거부했다는 사실이 대학의 이미지에도 도움이 될 리가 없다. 도쿄대학이 교직원들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는 걸 사실상 용인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는 AI 분야에서 일하는 중국인들뿐만 아니나 그 외 다른 국가 출신 누구나 일본에서 인종차별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 오사와 교수처럼 존경받는 교수들이 공개적으로 외국인을 배척한다면, 일본 사회 속에서 외국인을 불평등하게 대하는 사회적 규범이 고착될 위험이 크다. 

* 본 칼럼 내용은 Asia Times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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