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홍콩의 ‘침묵하는 다수’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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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홍콩의 ‘침묵하는 다수’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 스티븐 바이네스 기자
  • 승인 2019.11.26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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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치러진 구의원 선거 결과는 홍콩에서 6개월 동안 이어진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유권자가 압도적으로 많았음을 드러내준다.
6월 1일 열린 홍콩 시위 모습 (사진: 나일 보위 기자)
6월 1일 열린 홍콩 시위 모습 (사진: 나일 보위 기자)

일요일 치러진 홍콩 구의원 선거는 중국과 홍콩 정부를 심판하는 국민투표 성격을 띠었다. 그런 선거는 6개월 동안 이어진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범민주 진영의 압승으로 끝났다.
 
이른바 '침묵하는 다수‘가 범민주 진영이 452개 구의원 의석 중 86%를 차지하게 도왔고, 친중 진영의 거물들을 쓰러뜨렸다.  이제 젊고 유명한 민주화 운동가들이 그들이 떠난 구의회 자리를 채우게 됐다. 
 
친중 진영은 시위로 촉발된 폭력적 분위기 때문에 자신들이 선거에서 불리했다면서 이번 선거가 불공정한 선거였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과 달리, 투표는 73%에 육박하는 유권자가 참여한 가운데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실시됐다. 이번 선거 투표율은 4년 전 치러진 구의원 선거 투표율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친중 진영은 이번 선거 결과가 평범한 지역 사안에 불과하다며, 결과의 의미를 확대해석하길 경계했다. 그러나 승리한 범민주 후보들이 지역 문제를 대부분 간과하면서 노골적으로 민주화 운동을 벌였다는 사실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비록 많은 의석을 잃었더라도 자신들에게 투표한 유권자 수는 지난 선거 때와 대체로 비슷했다는 친중 진영의 주장이 옳은 건 사실이다. 득표율만 따져봤을 때 그들의 득표율은 대략 40% 정도였고, 승리한 범민주 진영의 득표율은 약 60%였다. 그러나 친중 진영은 그들의 선거 패배 이유가 지난번 선거 때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던 새로운 유권자들이 범민주 진영에 표를 던졌기 때문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들 중 다수는 분명 젊었고, 처음 투표에 참여했다. 
 
무능한 리더

시위가 격화되고 홍콩 행정부와 특히 불운한 지도자 캐리 람 행정장관의 인기가 바닥을 치기 전에 친중 진영은 자신을 친정부 진영이라고 부르길 좋아했다. 그러나 정부의 인기가 떨어지자 그들은 정부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사실 선거 직후 과거 '충성파들’은 람 장관과 정부에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는 걸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나 홍콩 정부는 사실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하달된 명령을 실행하는 꼭두각시에 불과할 뿐이다. 따라서 지금 중요한 사실은, 중국 공산당이 홍콩 유권자들의 이 엄청난 반발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여부다. 선거 전에 나타난 모든 징후는, 중국 공산당이 민주화 시위대에 대해 점점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일 수 있음을 신호했다. 공산당은 시위대와 어떤 협상도 하지 않았다.
 
정보가 부족했던 중국 공산당 

중국 공산당이 이웃 마을인 선전에 지휘 본부를 설치했지만, 실제로 홍콩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거 전에 친중국 진영의 많은 지도자들은 홍콩 시민들이 폭력 사태가 늘어나자  질서 회복을 갈망하면서 민주화 시위에 반대하게 됐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는, 시위로 야기된 혼란 때문에 격분한 사람이 있을 수 있더라도 아직 다수의 시민들은 시위를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걸 보여줬다. 중국 공산당은 시위대 앞에서 물러난 적이 없고, 독립적 선거에 대응해본 경험도 사실상 전무하다. 공산당은 홍콩에 있는 친중파들에게 선거 결과 무시를 지시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친중파들조차 이제는 공산당에게 람 장관을 밀어내고, 시위대의 요구를 들어줄 방법을 찾아 홍콩 내 긴장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홍콩의 구의원 선거는 중국 공산당이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공산당이 아무리 무서운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홍콩에서 이번 구의원 선거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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