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니다. 중고 영국제 핵잠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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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니다. 중고 영국제 핵잠수함
  • 데이브 마키추크 기자
  • 승인 2019.11.26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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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해군이 퇴역한 핵잠수함 처리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1980년부터 영국은 20척의 핵잠수함을 퇴역시켰지만 단 한 척도 폐기하지 못했다. (사진: 영국 해군)
1980년부터 영국은 20척의 핵잠수함을 퇴역시켰지만 단 한 척도 폐기하지 못했다. (사진: 영국 해군)

 

낡은 자동차의 폐기는 매우 쉬운 일이지만 처분 대상이 핵잠수함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뒷마당에 아무렇게나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1980년 이후 퇴역한 핵잠수함은 총 20척. 그러나 폐기된 핵잠수함은 단 한 척도 없다. 또 9척은 아직 원자로에 핵연료를 담고 있는 것으로 영국 국립감사원 보고서에서 나타났다. 외교 안보 전문가 내셔널 인터레스트에 따르면 이 잠수함들은 평균 26년 활동한 뒤 19년째 놀고 있다.

국립감사원은 “영국 국방부는 현재 활용 중인 잠수함보다 두 배나 많은 잠수함들을 보관하고 있다. 이 가운데 7척은 활동 기간보다 보관 기간이 더 길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비용이다. 영국은 1980년부터 2017년까지 퇴역한 핵잠수함 관리비로 5억 파운드(약 7558억 원)를 지출했다. 핵잠수함 한 척을 폐기하는 데는 약 9600만 파운드가 든다. 10척의 현역 핵잠수함과 20척의 퇴역 핵잠수함을 폐기하려면 비용이 75억 파운드에 이를 것이라는 게 국립감사원의 계산이다.   

핵잠수함을 해체하고 폐기하는 것은 매우 복잡한 작업이며, 원자로에 든 핵연료는 특수 설비를 통해 제거돼야 한다. 따라서 선체를 해체하고, 선체의 방사성 부품과 설비를 제거하는 것은 각별한 주의를 필요로 한다. 국립감사원에 따르면 국방부의 연료 제거와 선체 해체 요구 사항 대부분을 수행할 수 있는 계약업체는 밥콕 인터내셔널 그룹(Babcock International Group) 한 곳뿐이다. 이 회사는 방사능 작업이 인가된 공창과 설비를 데본포트와 로시스 두 곳에 갖추고 있으며, 관련 작업도 수행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핵연료 제거 작업은 영국 원자력 당국이 핵연료 제거 시설을 기준 미달로 평가한 2004년부터 중단됐다. 게다가 국방부는 핵연료 제거를 위한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다. 

일련의 상황은 가뜩이나 예산 부족에 허덕이면서 새 함정을 살 비용도 부족한 영국 해군의 재정에 더 부담이 되고 있다. 국립감사원은 “국방부는 연료가 들어 있는 9척의 핵잠수함을 데본포트에 보관하고 관리하는 비용으로 매년 약 1200만 파운드를 지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연료가 들어 있는 잠수함의 관리는 연료를 제거한 잠수함보다 기술적 불확실성이 높으며 선착장 확보도 까다롭다. 국방부는 최소 15년에 한 번 실시해야 하는 보관 잠수함의 점검, 청소, 재도색에 소홀하며, 지난 2017년 퇴역한 잠수함을 장기 보관할 공간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잠수함이 준비될 때까지 국방부는 일부 승무원들을 잠수함 안에 상주시켜야 하므로, 국방부의 인력 배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핵잠수함의 연료 제거 작업은 2023년 HMS 스위프트슈어(Swiftsure)함부터 시작될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핵잠수함마다 연료 제거 조건이 다르다는 점은 또 다른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국방부는 각기 다른 형태의 원자로를 탑재한 뱅가드(Vanguard)급, 애스튜트(Astute)급, 드레드노트(Dreadnought)급 잠수함들에 대한 완전히 수립된 폐기 계획이 없다. 뱅가드급과 애스튜트급 잠수함의 경우 적절한 공창을 찾았으나 보관을 위해선 꾸준히 관리가 필요하다"고 국립감사원은 짚었다. 

핵잠수함 폐기가 어려운 게 영국만은 아니다. 과거 소련은 19척의 핵 전함과 14척의 선상 원자로를 바다에 수장시켜 환경적 대재앙에 대한 공포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미국 해군 역시 퇴역한 핵잠수함이나 USS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같은 항공모함 폐기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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