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구의원 선거 승자와 패자 모두에게 비난받은 캐리 람 행정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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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구의원 선거 승자와 패자 모두에게 비난받은 캐리 람 행정장관
  • 제프 파오 기자
  • 승인 2019.11.2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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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중파 앨리스 막 메이근 의원(좌)과 캐리 람 행정장관 (사진: RTHK)
친중파 앨리스 막 메이근 의원(좌)과 캐리 람 행정장관 (사진: RTHK)

24일 치러진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두자 패배한 친중파 진영에서 캐리 람 행정장관의 책임론이 대두됐다. 하지만 람 장관은 성명을 통해 "정부는 반드시 시민의 의견을 겸허히 경청하고, 진지하게 반영할 것"이라고만 밝힌 채 선거 패배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친중파인 앨리스 막 메이근 의원은 홍콩 정부가 많은 시민들을 자극했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친중 후보들이 패배했다고 주장하는 한편, 람 장관이 시위대를 향해 충분히 ‘강경 노선’을 취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막 의원은 친중 노동·정치 단체인 홍콩공회연합회(香港工會聯合會)을 대표하는 입법회 의원(국회의원)이자 쿠이칭구 구의원을 26년 동안 지냈다. 홍콩은 입법회 의원과 구의원 겸직이 가능하다. 막 의원은 범민주 진영의 공민당 후보가 얻은 5,194표보다 적은 3,480표의 득표에 그치면서 구의원 자리를 내놓게 됐다.
 
막 의원은 지역 주민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친중 후보들의 노력이 정치적 문제에만 치중했던 많은 유권자들에 의해 무시되면서 선거 기간 동안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미 이전부터 람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했었다. 지난 6월 람 장관이 송환법 추진 중단을 선언하자 막 의원은 비공개 석상에서 거친 표현을 써가면서 송환법 추진 중단이 친중국 진영의 사기를 해칠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중 후보들 람 장관 비난
 
구의원 선거에 나온 또 다른 친중 후보인 스탠리 응 차우페이 역시 친중 후보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검은색 복장을 한 시위대가 자신의 사무실 벽에 낙서를 하는 건 물론, 폭력적인 위협을 가했다는 것이다.
 
친중 정당인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Democratic Alliance for the Betterment and Progress of Hong Kong, 민건련)의 스타리 리 부의장은 정부가 송환법 처리에 충분히 제 역할을 다했는지, 그리고 경찰이 길거리 폭력 시위를 효과적으로 진압했는지를 검토해줄 것을 촉구했다.
 
일요일 치러진 구의원 선거에서는 홍콩의 전체 유권자 294만 명 중 71%가 투표에 참여했다. 25일 낮 12시(현지시각) 현재 개표 결과 친민주 진영 후보가 전체 452석 가운데  385석을 차지했다. 전체 의석의 85.2%를 가져간 것이다.
 
친민주 진영 선거 승리에도 홍콩 민주화 발전 여부는 불투명 

현재 홍콩의 구의원은 민건련이 115명을 거느린 것을 비롯해 친중파 진영이 327석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으며, 8개 구의회 모두를 친중파 진영이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범민주 진영이 18개 구의회 중 17곳을 차지할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민건련 소속 구의원 의석 수가 21개 석으로 쪼그라들게 되면서, 친중국 진영과 람 장관 사이의 관계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구의원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해서 홍콩의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이반 초이 홍콩중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구의원 선거 결과는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줬다”면서 “중국 정부가 홍콩에 대한 지배력을 계속 높일 것이기 때문에 홍콩의 민주발전에 대해 비관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당인 민주당의 우치와이 주석은 홍콩과 중국 정부는 경찰의 잔혹한 시위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와 진정한 보편적 참정권 구현을 포함해 민주화 시위대의 5가지 요구에 답해줄 것을 주문했다. 우 주석은 이어 “이번 구의원 선거 승리는 홍콩의 민주주의 발전의 시작에 불과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새로운 범민주 성향의 구의원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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