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인권법 둘러싼 미중 갈등, 불길 아닌 연기에 그칠 듯
상태바
홍콩 인권법 둘러싼 미중 갈등, 불길 아닌 연기에 그칠 듯
  • 데이빗 P 골드만 기자
  • 승인 2019.11.22 00: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8월 4일 새벽 홍콩 웡타이신 구역 경찰서 밖에서 시위대가 최루탄 연기에 갇혀 있다. (사진: AFP)
지난 8월 4일 새벽 홍콩 웡타이신 구역 경찰서 밖에서 시위대가 최루탄 연기에 갇혀 있다. (사진: AFP)

 

미국 대통령에게 홍콩의 인권침해를 감시하도록 요구하는 미국의 '홍콩 인권법'이 미국 의회를 통과했다. 법안 발효까지 남은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명뿐. 그러나 이 법이 발효하더라도 미국은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 중국 역시 홍콩의 폭력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극단적 조치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은 만장일치로 홍콩 인권법을 가결했다. 미국 하원도 20일 신속하게 홍콩 인권법을 통과시켰다. 홍콩 인권법은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해 홍콩의 특별지위 유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 홍콩 인권유린에 책임이 있는 개인을 상대로 대통령이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다만 제재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미국의 홍콩 인권법 추진에 중국 외교부는 즉각 발끈했다. 외교부는 홍콩 인권법이 "사실과 진실을 무시하고 이중잣대를 들이밀고 홍콩 사태와 중국 내정에 간섭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그릇된 결정을 밀고 나간다면 중국은 강력한 대응을 취함으로써 국가의 주권, 안전, 이익을 확고히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양국의 입씨름이 실질적인 행동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낮다. 미국 대통령에게 홍콩의 특별지위를 끝낼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은 기존 법률(1992년 제정된 홍콩 정책법)에도 있었다. 홍콩 인권법은 대통령이 이미 가진 권한 외에 어떤 권한도 추가하지 않는다. 

베테랑 중국 관측통인 윌리 람(Willy Lam)은 19일 블룸버그 뉴스를 통해 미국이 홍콩의 특별지위에 손을 대지 않을 것으로 봤다. 자칫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날려버림으로써 무역전쟁을 장기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도 격양된 반응과 달리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람은 "물론 중국은 부당하다고 외치겠지만 실제 대응은 심각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상황을 주시하고 추후에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실 중국은 1989년 천안문 사태를 반복할 의향이 없다. 천안문 사태는 10년 동안 중국 정치에 깊은 상처를 입혔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반바지를 입고 홍콩 거리에서 시위 잔해를 치우기 위해 나타났지만 인민해방군은 도심 시위 진압에 적합하지 않다. 홍콩 경찰은 대규모 체포와 시위대의 탈진 속에 점차 도시 통제권을 회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즉석 기자회견에서 밝혔듯, 홍콩 인권법은 현재 진행 중인 미중 무역협상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안에 미중 부분 합의가 타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로이터통신 보도가 나온 뒤 미국 증시는 하락했다. 미중 양국은 전적으로 이해관계에 입각해 12월 15일 미국이 중국에 추가 관세를 물리기 전에 일종의 타협을 맺을 공산이 커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합의가 필요하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미국의 4분기 경제 성장률이 연율 0.4%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틀랜타 연은은 0.3%를 예상한다. 이번 주 발표된 미국의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은 전망치를 하회했다. 미국은 올해 1~3분기에 제조업 불황에 빠졌고 4분기에는 성장률이 거의 제로(0) 수준까지 떨어질지 모른다. 2020년 대선에서 연임 도전을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는 경제 상황과 거리가 멀다. 

중국 역시 무역전쟁을 막고 싶어 한다. 미국의 대중 관세가 중국 경제 성장률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0.5~1% 수준으로 제한적이지만, 중국은 국내 경제 문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일부 제조 부문의 추가적인 고용 부담을 원하지 않는다. 최근 대화를 나눈 중국 관리들은 무역전쟁이 중국 성장 둔화에서 3분의 1을 기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 정부가 무역전쟁보다 더 걱정하는 것은 주택시장 불균형과 국영기업의 비효율성이라고 한다. 그러나 무역전쟁은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중국 정부의 노력을 복잡하고 만들고 있으며 중국 정부는 이 상황을 해소하고 싶어 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