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과감한 핀테크의 미래를 상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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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과감한 핀테크의 미래를 상상하다
  • 나일 보위 기자
  • 승인 2019.11.18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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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가 동남아시아의 금융기술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다.
싱가포르가 동남아시아 핀테크 관련 투자를 빨아들이고 있다. (사진: 페이스북)
싱가포르가 동남아시아 핀테크 관련 투자를 빨아들이고 있다. (사진: 페이스북)

 

투자 호황과 규제 완화에 힘입어 싱가포르가 금융기술, 이른바 핀테크(fintech)의 동남아시아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달 열린 싱가포르에서 열린 세계 최대 핀테크 페스티벌은 금융분야 혁신을 위한 역내 도약판을 꿈꾸는 싱가포르의 야망을 드러냈다. 

지난 11~13일 사흘 일정으로 개최된 싱가포르 핀테크 페스티벌(SFF)x싱가포르 혁신·기술 주간(SWITCH) 행사에는 130개국 출신 약 6만여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고 행사를 주최한 싱가포르 중앙은행인 싱가포르통화청(MAS)이 밝혔다. MAS는 싱가포르 핀테크 홍보를 주도하고 있다. 

라비 메논 싱가포르 통화청장은 최근 미디어 인터뷰에서 금융기술의 혁신을 "미래의 길"이라고 소개하면서, “전통적인 통상 관계가 갈등을 겪을 때 미래의 기회는 디지털 수단을 통해 새로운 연결 방법을 모색하는 것에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핀테크는 지불, 송금, 대출, 보험 등 금융 서비스의 제공과 사용을 개선·자동화하는 기술을 말한다. 블록체인뿐 아니라 디지털 통화의 개발과 사용도 아우른다. 

컨설팅업체 액센츄어의 보고서에 따르면 통상 갈등과 세계 경제 역풍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높은 수준의 신뢰도를 보여주면서 올해 1~9월 10억 싱가포르달러(8567억원)가 넘는 투자액을 유치했다. 지난해에 비해 70% 급증한 것이다. 

반면 중국의 핀테크 업체들은 올해 상반기에 25억 달러(약 2조9137억원)을 모금해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63억 달러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회계업체 KPMG 자료에서 나타났다. 

액센츄어의 자료에 따르면 핀테크 벤처에 대한 전 세계 투자는 올해 상반기에 크게 줄었는데, 지난해에 비해 대규모 거래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됐다. 지난해에는 중국 온라인 결제 및 핀테크 업체인 앤트 파이낸셜이 140억 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올해 1~9월 투자액은 늘었으나 투자 건수는 지난해 133건에서 94건으로 줄었다. 적은 수의 핀테크 스타트업이 한 번에 더 많은 자금을 끌어들였다는 의미다. 

싱가포르 투자회사 임파이로(Impiro)의 에릭 다두온은 "인공지능(AI), 사이버보안, 블록체인 등 스타트업 창업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다양한 분야가 있다"며 투자 호황으로 싱가포르 핀테크 회사들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4년 전 약 50개에 그치던 싱가포르 핀테크 회사는 현재 600개가 넘었다. 

액센츄어에 따르면 올해 가장 많은 투자를 유치한 분야는 디지털 결제업체로 전체 투자액 중 34%를 차지했다. 대출 관련 스타트업이 20%, 보험 관련 기술 회사가 17%로 뒤를 이었다.  

싱가포르의 디지털 결제업체들은 싱가포르를 넘어 동남아시아로 시야를 넓히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은행 지점이나 현금지급기(ATM) 등 전통적 금융 인프라가 널리 퍼져있지 않아 핀테크 성장 기회가 풍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말레이시아 농부들이 휴대폰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페이스북)
말레이시아 농부들이 휴대폰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페이스북)

 

지난 10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과 구글,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코의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 4억 성인 인구 중 약 절반인 1억9800만 명은 은행 계좌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중 9800만 명은 은행 계좌는 있었지만 대출, 투자, 보험 등 여타 서비스에 대한 접근은 제한돼 있었다.

이 보고서는 동남아 인터넷 사용자 3억6000만 명 중 약 90%는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한다면서, 2025년까지 동남아 6대 시장에서 디지털 금융 서비스의 매출이 연간 3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원활한 온라인 결제의 수요 증가와 그것이 가진 경제적 잠재력을 인식하고 있는 MAS는 동남아 이웃국가와 실시간 결제 네트워크를 개발하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스마트폰 전화번호를 활용해 소매 소액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것인데, 소기업과 이주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MAS는 은행업 자유화의 일환으로 최대 5곳의 인터넷 전문은행을 인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아시아 금융허브를 두고 싱가포르와 경쟁하는 홍콩의 경우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를 포함 8개 회사에 인터넷 전문은행을 무더기 인가했다. 이들 은행은 내년 초 출범을 앞두고 있다. 

메논 청장은 최근 비즈니스타임스 인터뷰에서 전통 은행이 인터넷 은행의 거센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면서도 이 같은 경쟁이 가져올 이점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경쟁으로 고객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받게 될 것이며 현재 은행들 역시 혁신적인 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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