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위기에 몰린 트럼프가 쓸 수 있는 반전 카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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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위기에 몰린 트럼프가 쓸 수 있는 반전 카드는?
  • 윌리엄 페섹 기자
  • 승인 2019.11.0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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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우)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당선될 때까지 기다리기로 할지 모른다 (사진: AFP)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우)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당선될 때까지 기다리기로 할지 모른다 (사진: AFP)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미국이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실질적인 협정이 조만간 합의될지는 의문이다.
 
로스 장관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 통신장비 기업인 화웨이에 부품을 팔 수 있는 라이선스가 곧 나올 것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그러나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끄는 중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장기 협정을 사실상 포기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9월 일본 관리들에게 백악관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중국은 미국과 ‘나쁜 거래’를 하기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패배에 베팅하길 선호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물론 포괄적 협약까지의 과정이 순탄치 못한 건 불가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성과 변덕스러운 정책은 그를 끔찍한 협상 상대로 만든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미국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알면 충격을 받을 것이다.

첫째, 중국을 굴복시키기 위한 노력 

탄핵 위기에 빠진 트럼프 대통령은 위기 극복과 내년 대선 재선을 위해 아시아 최대 경제국인 중국을 굴복시키는 데 열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매파적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미국에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다만, 그런 노력이 아직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시 주석이 꿈쩍도 하지 않을 것임을 깨달으면 트럼프 대통령은 더 끈질기게 중국을 몰아세울 게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지지자들에게 약속했던 대로, 중국과의 충돌에서 절대로 약한 모습을 보이길 원하지 않는다. 게다가 그는 여전히 진정 시 주석에게 협정 체결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최근 몇 주 동안 유예하기로 한 관세를 다시 부과할 가능성도 있다.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30%로 올리는 것이다. 그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수입되는 5,000억 달러 규모 이상의 모든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은 미국 기업의 거래 금지 중국 기업 수를 늘릴 수도 있다.
 
시 주석이 강경노선을 펼치면,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일본으로 시선을 돌릴 수도 있다. 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합의 때 일본산 자동차 부품을 25%의 고율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할지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고율 관세 부과로 아시아의 공급망을 뒤흔들어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둘째,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달러 평가절하

탄핵 위기 극복과 내년 대선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로 경제 회복 모멘텀을 되돌려놓으려 달러 평가절하 위협을 재개할 수도 있다. 그는 강한 달러가 미국의 고용시장을 ‘죽이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미국 경제는 3분기 1.9% 성장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에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해왔다. 올해 세 차례에 걸친 연준의 금리 인하가 달러 강세를 막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라도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달러 가치를 낮추기 위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될 경우 한국에서 싱가포르에 이르기까지 수출 주도형 아시아 경제국들을 중심으로 아시아 전역이 받을 충격은 불가피하다. 또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핵심 자산인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뜨릴 것이다. 중국과 미국은 총 2조 3,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셋째, 이란과의 충돌 등 군사력 동원 가능성 

세 번째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력을 동원할 위험도 있다. 그는 2017년 4월 시리아에 59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야당을 포함해서 모두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았다. 따라서 탄핵 위기에 몰리면서 지지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다시 군사력을 ‘위기 반전’ 카드로 쓰려고 할지 모른다. 이란의 핵 능력을 제거하기 위한 위협을 실행에 옮기거나 베네수엘라 사태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도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긴장 완화’ 노력은 빠르게 어그러지고 있다. 자신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랑'에 빠졌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2017년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실험을 두고 했던 “미국을 더 협박하면 이 세계가 일찍이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 경고를 다시 할 수도 있다.
 
시장은 아시아에서의 군사적 충돌 위협을 절대 원하지 않지만 그대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탄핵 스캔들이 커지고, 관련 수사로 정치권이 혼란에 빠진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 필사적으로 어떤 일을 저지를지 알 수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수주의적 성향의 지지층을 가장 빨리 기쁘게 해주는 방법으로 중국과 나머지 아시아를 강하게 밀어붙일 게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냉전을 세계 경제를 위험에 빠뜨리는 ‘뜨거운’ 전쟁으로 만들 수 있다. 시 주석이 협정에서 물러나면, 트럼프 대통령이 체면치레를 위해 어떤 행동까지 벌일 수 있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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