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재에 시달리는 이란의 비트코인 사랑
상태바
미국의 제재에 시달리는 이란의 비트코인 사랑
  • 아시아타임즈코리아
  • 승인 2019.05.20 11: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의 제재로 인플레이션 등의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란 국민들이 암호화폐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플레이션 등 경제난이 심해지자 안전자산인 금이나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이란 국민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사진: 아이스톡)
미국의 제재로 인플레이션 등 경제난이 심해지자 안전자산인 금이나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이란 국민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사진: 아이스톡)

지난해 4월 암호화폐 사용 전면 금지를 법제화했던 이란 정부가 돌연 태도를 바꿔 이를 수용하고, 심지어 홍보에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이란에서는 수많은 합법적 암호화폐 채굴 회사와 암호화폐 거래소 및 약 50곳의 블록체인 관련 벤처기업이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민주주의수호재단(Foundation for Defense of Democracies)의 야야 파누시 선임 연구원은 최근 “이란 중앙은행(CBI)이 일부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직접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심지어 암호통화 채굴과 거래를 허용하는 법안을 입안하는 등의 실험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1월 말, 이란 정부는 페이몬(Paymon) 내지 페이먼(Peyman)으로 알려진 금 보증 암호화폐 제조를 잠정 승인했다. 4개 은행이 사용에 서명했고, 올해 후반부터 유통될 예정이다.

다만 미국 국토안보부 차관보 출신으로 현재 조사와 준법감시 회사인 가이드포스트솔루션(Guidepost Solutions)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줄리 마이어스 우드는 Asia Times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최근 암호화폐 사용 금지를 해제했지만, CBI는 연초 자국 내에서 지불 수단으로 암호화폐를 쓰는 걸 계속 금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한 불일치가 어떻게 해결될지는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암호화폐, 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비트코인의 사용 방법은 그렇게 모호하지 않다. 이란이 기술적 호기심보다는 경제적 필요성에 따라 제재 돌파구를 마련하는 가치 저장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 silverhousehd, 출처 Unsplash
© silverhousehd, 출처 Unsplash

미국의 제재로 높은 인플레이션 등 경제난으로 8,000만 이란 국민들이 생활고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금이나 비트코인에 투자해야겠다고 느끼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이란 정부는 현재까지 이란에서 암호화폐 구입비용이 최소 25억달러(2조8,000억원)일 걸로 추정하고 있다. 최대 추정치는 이보다 10배 이상 높다.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모펫네이던슨 리서치(MoffettNathanson Research)의 파트너이자 금융기술 애널리스트인 리자 엘리스는 “비트코인은 특히 ‘가치 저장’에 적합한 암호화폐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다른 시스템보다 역사가 오래됐고, 거래 규모가 많고,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더 안정적이라서 이란 국민들이 암호화폐를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여길 경우 비트코인이 그에 대한 대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란에서 암호화폐 사용이 늘어나면서 관련 사기도 급증하고 있다. 따라서 이란 정부는 긴급 암호화폐 사용 경고를 수차례 발동했다.

미국의 국제 문제 분야 싱크탱크인 대서양위원회(Atlantic Council)는 블로그를 통해 “이란 국민들의 암호화폐 사랑이 강해질수록 사기도 늘어나고 있다”며 “최근 몇 달 동안 크립토재킹(일반 사용자의 PC에 악성코드를 설치해 암호화폐를 채굴 후 수취하는 범죄)과 피라미드 사기 등과 관련된 경고가 몇 차례 발동됐다”고 말했다.

미국도 이 문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란을 상대로 가혹한 제재를 가하면서 이란의 달러 지폐 구입이나 취득 및 금과 귀금속 거래를 막았고, 특히 이란의 암호화폐 부문을 제재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미국 사이버보안회사인 사이퍼트레이스(CipherTrace)는 “OPFAC는 이러한 전례가 없는 조치를 통해 이란 암호화폐 분야에서 상한 달걀을 알리고, 그것의 암호화폐 지갑 주소를 공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이란이 암호화폐를 이용해서 테러단체에 자금 지원을 해줄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FATF는 몇 달 전에 이란의 금융시스템에서 인지된 결함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수립했다.

줄리 마이어스 우드는 “이란이 2019년 중반까지 FATF 개혁을 완수하지 못하고, FATF가 대테러 자금 조달 대처방안을 복원한다면, 이미 이란 은행들에 가해지고 있는 강도 높은 조사와 감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통 은행 시스템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면, 이란 내에서 대안으로 암호화폐 관련 상품·상품 개발 속도가 빨라져서 CBI가 다시 암호화폐 관련 상품에 대한 단속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혹한 경제 상황 때문에 이란 정부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추구할 때가 됐다고 판단했을지도 모른다. 끔찍한 경제 상황과 이란 거리에서 고조되고 있는 정치적 압박이 이란 지도자들에게 암호화폐를 포용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을 수 있다.

사이퍼트레이스의 CEO인 데이브 제반스는 Asia Times에게 “국가가 암호화폐 발행을 통해 보안과 세금 징수 통제권을 유지하면서 자국 내 및 이웃국가들과 암호화폐 거래를 하게 만들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 통화 흐름을 규제하고 감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피터 J. 브라운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