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중산층 증가세는 중단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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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중산층 증가세는 중단됐을까?
  • 아시아타임즈코리아
  • 승인 2019.05.2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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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으로 편입되면서 더 높은 수준의 삶을 누리게 된 아시아인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런 추세가 지속될지 여부에 의문을 제기하는 경고가 나왔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10일(현지시간) 최근 고소득층은 계속해서 소득과 부를 쌓고 있지만, 회원국 다수의 생활 수준은 정체 내지는 퇴보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즉, 중산층의 팽창세가 중단되는 위기가 닥쳤다는 것이다. 
  
이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40~50년 동안 가졌던 것 같은, 생활 수준이 꾸준히 나아지리라는 기대가 실망으로 바뀔 수 있다는 뜻이 된다. 
  
OECD는 ‘압박받은 중산층’(Under Pressure : The Squeezed Middle Class)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지난 30년 동안 일부 OECD 국가 중산층 가구가 암울한 소득 성장 내지 정체를 경험하자 작금의 사회경제 시스템이 부당하며, 그들 사이에선 자신이 이바지한 수준만큼 경제 성장의 수혜를 입지 못했다는 인식이 퍼졌다”고 지적했다. OECD는 또한 “중위소득 일자리 5개 중 1개는 조만간 자동화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빠질 수 있어 중산층의 피해와 분노가 격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잇따른 경제 위기, 저비용 아시아 국가로의 외주 생산, 북미와 유럽 지역 거주민 다수가 불만인 불충분한 이민자 통제, 그리고 생활비는 올라도 임금은 정체되는 현상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부자들에게로 향하면서, 일부 서양 국가들의 사회와 정치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아시아 국가들의 저임금은 부유한 OECD 회원국 기업들로부터 제조업과 서비스 부문의 투자를 유도한 주요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미국 등 서양 국가들이 해외로 나간 기업들을 불러들이자 그러한 투자도 위기에 빠졌다. 
  
2018년 11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유류세 인상 발표에 반대하면서 시작돼 점차 반정부 시위로 확산된 ‘노란 조끼 시위’(Gilets Jaunes)는 사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거둔 대선 승리를 이끈 세계화에 대한 반발을 보여주는 최근의 사례일 뿐이다. 같은 해 영국인들이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의 OECD 회원국들은 이처럼 서양 국가들에 퍼진 혼란과 양극화에서 벗어나 있었다. 하지만 근 20년 동안 성장이 정체된 일본의 중산층 비율은 OECD 평균보다도 낮아졌다. 즉, 일본 국민 중 불과 54%만이 OECD가 정한 중산층 기준(각 국가 중위소득의 75~200% 수준인 가구)에 부합할 뿐이다.  

보고서의 공동저자 마이클 포스터 OECD 선임 정책 분석가는 ASIA TIMES에게 “아시아의 경우 일반화하기 힘들지만, 중산층 전망이 생각보다 어둡다”고 말했다. 
  
1990년대 후반 터진 경제 위기를 극복한 아시아 국가들은 지난 20년 동안 중국을 중심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실제로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에 따르면 아시아 주도로 세계는 작년 ‘극적 전환점’에 도달했다. 연구소는 세계 인구의 50% 이상이 현재 ‘중산층’ 내지 ‘부유층’으로 간주될 만큼 충분한 가처분소득을 벌며 살게 됐다고 추산했다. 
  
OECD 계산에 따르면 현재의 경제 성장 추세가 지속되면 2009년 18억 명에 불과했던 세계 중산층 인구는 2030년 49억 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 중 66%는 아시아의 중산층이다. 2009년의 28%였던 것에 비해 두 배 이상 비율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 앞을 지나가고 있는 쇼핑객들 (사진: 아이스톡)

일본의 대형 소매점인 이온(AEON)의 대변인은 최근 이메일에서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빠른 경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며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국제연합 무역개발회의(UNCTAD)는 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세계의 외국인 투자 성장 지역으로 선정했다. 무엇보다 중산층 소비자들을 상대하는 분야에서 대형 투자 계약이 체결됐다는 점이 중요한 선정 사유로 거론됐다. 
  
그렇지만 1인당 소득은 상대적으로 낮고 인구는 많다는 점에서 아시아가 고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중산층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그들의 생활이 안정돼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처럼 상대적으로 부유한 국가들마저 현재 일명 ‘중진국 함정’(middle income trap)에 빠져있다. ‘중진국 함정’이란 개발도상국이 경제발전 초기에는 순조롭게 성장하다 중진국 수준에 와서는 어느 순간에 성장이 장기간 정체하는 현상을 말한다. 
  
포스터 분석가는 “최근 몇 년 동안 OECD 국가들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 (아시아의) 중산층이 지속적으로 폭넓은 성장을 하려면 무엇보다 경제가 성장해야 한다”면서 성장의 혜택이 아래로 불평등하게 전달되는 데 따른 위험을 경고했다.    

아시아 신흥 경제국들 대부분이 향후 20여 년 동안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지난 20년에 비해 둔화된 성장 속도가 중산층 확대를 방해할 수 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올해 초 향후 ‘10년 안에’ 중국의 성장 속도가 연 2%로 둔화될 수 있고, 인도 등 빈곤국들은 최대 7%의 고성장을 지속적으로 누릴 가능성이 높더라도 나머지 신흥국들의 성장세는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서양에서 경제 문제가 정치 논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듯,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처럼 소득 불평등 문제가 심각한 국가들은 불평등한 성장에 따른 사회적 및 정치적 압력을 느낄 수도 있다. (사이몬 루지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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