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는 중국의 대리 국가? ASEAN에서 불거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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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는 중국의 대리 국가? ASEAN에서 불거진 논란
  • 데이비드 후트 기자
  • 승인 2020.10.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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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주석과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프놈펜에서 만나 건배하고 있다. (사진: AFP/Tang Chhin Sothy)
시진핑 중국 주석과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프놈펜에서 만나 건배하고 있다. (사진: AFP/Tang Chhin Sothy)

총 10개 회원국으로 이루어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에서 중국의 대리 국가 논란이 불거졌다. 회원국들 가운데 캄보디아와 라오스가 아세안 비회원국인 중국의 이익을 사실상 대변하고 있다는 주장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한 전임 싱가포르 외교부 고위 관료가 한 발언이 발단이 됐다. 빌라하리 카우시칸 전 싱가포르 외교부 차관은 최근 한 싱가포르 소재 연구소가 주최한 웨비나에서 만약 외부 세력이 캄보디아의 정치를 뒤에서 조종하고 있다면 캄보디아는 아세안 회원국에서 빠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그동안 아세안 회원국가들 중에 캄보디아와 라오스가 중국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는 주장들이 제기되어온 가운데, 이번 논란은 미국과 중국이 이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빌라하리 전 차관은 “진정한 중립성이란 각자가 자신의 이익을 잘 알고 그 이익에 기반해 입장을 취하는 것이다. 또 다른 이들이 자신의 이익을 규정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대적으로 늦게 아세안 회원국이 된 캄보디아와 라오스의 경우 어떤 문제에 있어서는 선택을 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면서 “만일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면 그로 인해 이들은 다른 아세안 국가들과 대립할 수 있다. 우리는 8개 회원국을 위해 2개 국가를 잘라내야 할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이에 캄보디아는 이번 주 정부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대변하는 프레시 뉴스(Fresh News)를 통해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이 서한은 “빌라하리의 발언은 혐오스러우며 선정적이고 일관성이 결여된 모순적인 발언”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서한은 이어 “빌라하리는 아세안이라는 국제기구가 회원국들의 경제적, 정치적, 전략적 방향을 다른 회원국들이 지시하거나 간섭하지 못하도록 설계되었다는 것을 망각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서한은 한 발 더 나아가 싱가포르의 정치를 문제 삼기도 했다. 서한은 빌라하리가 싱가포르를 포함한 아세안 지역의 몇몇 국가들이 다른 강대국들에게 아주 오랜 기간 동안 군사 기지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의 우방 가운데 하나로 인식되는 싱가포르는 지난해 미군이 싱가포르 내 군사 기지를 2035년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기존 합의를 갱신한 바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이 지역을 둘러싼 열강들의 힘겨루기 속에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입장이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최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여러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교차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간에 갇히거나 누군가의 심기를 건드리는 선택에 내몰리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최근 캄보디아에서 몇 년간 진행된 상황들을 보면 빌라하리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지난 2017년 초, 캄보디아는 미군과의 역사적인 합동 군사 훈련을 연기하는 대신 중국 군대와의 훈련을 단행했다. 그로부터 몇 달 뒤에는 캄보디아에서 사실상 유일했던 야당이 미국이 지지하는 쿠데타를 모의했다는 혐의를 받고 강제 해산되기도 했다.

2018년에는 훈센 총리의 캄보디아 국민당(CPP)이 부정선거 의혹 속에 의회 의석을 모두 차지하면서 캄보디아를 사실상 일당 국가로 만들었는데 이에 중국은 아무런 불만이 없었고 캄보디아의 민주화를 지지했던 서방 세력들은 좌절했다.

그 후로 캄보디아와 미국의 관계는 계속 냉각되었고 반면 중국과의 관계는 점점 가까워졌다. 이제 중국은 캄보디아의 최대 교역국이자 채권국이며 군사적으로도 울타리 역할을 해준다. 캄보디아는 이번 달 중국과 양자 무역협정에 서명했는데 이는 캄보디아가 체결한 첫 번째 양자 무역협정이다. (데이비드 후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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