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은 왜 거액의 中 중계권료를 걷어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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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은 왜 거액의 中 중계권료를 걷어찼을까
  • 아시아타임즈코리아
  • 승인 2020.09.1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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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프로 스포츠 가운데 가장 많은 시청자를 보유한 영국의 프리미어리그(EPL)는 돈이 되는 사업을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EPL 소속팀 대부분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런데 지난주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EPL이 중국 업체와 체결했던 6억6500만 달러(약 7880억원) 규모의 중계권 계약을 파기한 것이다. 이 중계권료는 EPL이 지금까지 체결한 계약 가운데 가장 큰 규모였다.
 
이번 계약 파기는 중국 쑤닝 그룹의 계열사인 PPTV가 올해 3월까지 지불하기로 했던 2억1천만 달러를 지불하지 않은 게 발단이 됐다. PPTV는 EPL과 2022년까지 매년 380경기를 중계하기로 계약을 체결했었다.
 
매 시즌 20개 팀으로 운영되는 EPL은 PPTV가 계약금을 지불하지 않은 것이 계약 파기로 이어졌다는 입장이다. EPL은 짧은 성명을 통해 “프리미어리그는 중국 지역에서의 중계권 합의를 종료했음을 밝힌다. 현 단계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추가로 얘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계약 파기가 단순한 돈 문제였는지 아니면 정치적 문제와 연관된 것인지 의구심이 남는다. 실제로 중국과 영국 두 국가의 관계는 지난 3월 이후 급격하게 악화됐다. 그리고 EPL과 PPTV간 계약이 성사된 2016년만 해도 양국 관계는 `황금기‘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좋았었다. 당시 PPTV는 중국 본토와 마카오에서 EPL 경기들을 독점 중계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었다.

지난 2015년 영국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주석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맨체스터 시티의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함께 찍은 사진 (사진 트위터)
지난 2015년 영국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주석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맨체스터 시티의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함께 찍은 사진 (사진 트위터)

언론 보도에 따르면, PPTV 측은 이번 팬데믹 사태로 인해 지난 3월 중 EPL 시즌이 중단되면서 중계권료를 재협상하고 싶어 했다고 한다. 이탈리아 프로 축구팀 인터밀란을 소유하고 있기도 한 쑤닝 그룹은 이번 계약 취소는 전적으로 금전적인 견해 차이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일의 배경에 정치적 문제가 연관되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영국은 올해 여름 중국이 홍콩에 본토의 국가보안법을 적용하자 비난적인 반응을 보였다. 영국은 또 홍콩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영주권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국과 중국간의 관계가 악화된 데에는 영국이 화웨이를 둘러싸고 벌어진 미중간 IT 전쟁에서 미국 편에 가담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영국은 자국의 5G 네트워크에서 화웨이의 제품을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영국은 올해 1월만 해도 보리스 존슨 총리가 화웨이의 제품과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고 이 때문에 미국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존슨 총리가 입장을 바꾸면서 3월 영국과 중국 사이는 틀어지기 시작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양국 관계가 정상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EPL 중계권 취소에 대해 엠리옹 경영대학의 사이먼 채드윅 교수는 “중국 투자자와 유럽 스포츠계의 상이한 이해관계에 대해 많은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일은 돈 문제로 보일 수 있지만 동시에 정치적 문제이기도 하다. 실제로 사람들은 양측이 서로를 얼마나 신뢰하는지에 대해 궁금해한다"라고 말했다.
 
중국과의 외교 문제가 스포츠계에 영향을 미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미국 프로농구(NBA) 소속 휴스턴 로케츠의 대릴 모리 단장이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중국 방송국들은 NBA 경기 중계를 취소한 바 있다. (데이비드 후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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