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냐 영국이냐‘, 국적 선택 강요받는 홍콩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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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냐 영국이냐‘, 국적 선택 강요받는 홍콩인들
  • 제프 파오 기자
  • 승인 2020.08.0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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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해외시민(BNO) 여권 (사진: 아시아 타임즈)
영국해외시민(BNO) 여권 (사진: 아시아 타임즈)

영국해외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 지위를 가진 홍콩인들은 곧 영국과 중국 국적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만 할 전망이다.
 
중국은 자국의 국적법을 이제 홍콩인들에게도 적용하겠다고 지난 6월 발표했다. 그런데 이에 지난달 말 영국 정부가 BNO 지위를 가진 홍콩인들을 대상으로 2021년 1월부터 영국 시민권 취득을 위한 이민 절차를 개시하겠다고 대응한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이 같은 영국 정부의 결정이 일방적이었다며 비난했다. 그러면서 홍콩인들의 여행 서류 가운데 하나로 인정했던 BNO 여권을 이제는 인정하지 않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일부 홍콩 전문가들은 홍콩인들에게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콩인들은 자신의 특별행정지역(SAR) 여권이나 신분증을 이용해 해외로 나갈 수 있으며 중국 본토를 여행하기 위해서는 본토 여행 허가권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마치 장님에게 횃불을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다”는 농담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친중 성향의 인사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계속해서 BNO 지위를 유지하는 홍콩인들에게 중국 시민권을 박탈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소재 베이항 대학 법학대학원 부교수인 톈페이룽은 영국이 자신들의 계획을 고수한다면 중국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서 홍콩특별행정구의 헌법 격인 기본법(Basic Law)24조를 재해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톈 교수는 그러면서 중국은 어떠한 경우에도 자국민의 이중 국적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BNO 여권 소지자들도 반드시 영국과 중국 가운데 하나의 국적을 선택해야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영국 시민권을 부여받은 자들은 자동적으로 중국 국적과 홍콩 영주권 및 다른 혜택들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의 유일한 홍콩 측 대표인 탐위충은 영국이 BNO 지위자들에게 영국 시민권을 부여하는 계획을 철회한다면 중국도 법 개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996년 5월,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홍콩 내 중국 국적법 시행과 관련해 “1997년 7월 1일부터 홍콩인들은 여행 증서로 영국부속영토시민(BDTC)여권이나 BNO여권을 계속해서 이용할 수 있지만 홍콩과 중국 본토에서 영국 영사의 보호를 받을 권한은 주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 뒤로 23년간 많은 홍콩인들은 SAR 여권과 해외 여권을 동시에 보유하면서도 중국 정부로부터 이중 국적자로 취급되지 않았다.
 
홍콩 내 한 정치 평론가는 중국이 법 개정에 나서면 홍콩에 거주하면서도 만일을 대비해 BNO 여권을 보유하려는 홍콩인들이 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렇게 되면 홍콩을 떠나는 것을 보류했던 이들 가운데 대다수가 영국으로 이주하려는 생각을 강하게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평론가는 또한 이미 영국으로 떠나기로 마음을 굳힌 사람들은 중국 국적을 반납하는 데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이번 국적법 개정을 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프 파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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