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에 외환보유액도 바닥...베네수엘라보다 심각한 레바논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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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에 외환보유액도 바닥...베네수엘라보다 심각한 레바논 경제
  • 앨리슨
  • 승인 2020.07.2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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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은행원이 레바논 화폐를 세고 있다. (이미지: 페이스북)
한 은행원이 레바논 화폐를 세고 있다. (이미지: 페이스북)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27일 레바논의 신용등급을 자체 등급 범위 가운데 가장 낮은 `C’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또 레바논 신용등급에 대한 전망치를 부여하지 않았는데 이는 “C 등급이 가장 낮은 등급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그러면서 레바논 정부가 발행한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투자 금액의 3분의 2 이상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줄어드는 외환보유액과 커져가는 국민들의 불만에 직면하고 있는 레바논 정부는 지난 3월 이미 만기가 도래한 12억 달러 규모의 채권 상환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레바논 역사상 최초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이었다.
 
이로 인해 애쉬모어(Ashmore) 등 헤지펀드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으며 은퇴를 대비해 자국 국채에 투자했던 레바논 국민들 역시 피해를 입었다.
 
무디스에 따르면, 인구 6백만 명의 레바논 국민총생산(GDP)은 지난해 6.9%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마이너스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레바논 화폐 가치는 빠르게 절하되고 있으며 하산 디아브(Hassan Diab) 총리는 레바논의 외환보유액이 매우 위험한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우려했다.
 
무디스는 “계속되는 레바논 외환보유액 감소는 외환시장에서 레바논 통화의 가치 하락으로 반영되고 있다. 이는 중대한 수입 물가 인상 압력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말 6.7% 수준이었던 인플레이션 지표들은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90% 수준까지 치솟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경제 위기 국가인 남미의 베네수엘라 역시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 `C’를 부여받고 있지만 레바논의 재정 상태가 베네수엘라보다 훨씬 더 나빠 보인다.
 
레바논은 자국 통화인 레바논 파운드를 달러 대비 1,500 수준에 고정시키는 페그제를 오랫동안 유지해 왔지만 지난해 9월부터 환율이 오르기 시작했고 이미 그전부터 다른 경고 신호들이 포착됐다.
 
레바논 경제와 페그제 환율은 해외에 거주 중인 레바논인들이 본국으로 송금하는 자금에 크게 의존해왔다. 하지만 지난 2017년 가을 당시 총리였던 사드 하리리(Saad Hariri)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강요에 의해 사임하는 등 정치적 불안이 본격화되자 외국의 레바논인들은 그들의 예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가을 이후 모든 종류의 상품 가격이 3배 가까이 뛰면서 빈민층들은 쌀 같은 생필품조차 구하기 어려워졌다.
 
20년 전 150만 레바논 파운드의 현지 월급은 미화로 1천 달러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200달러에도 못 미친다. 중소기업들은 물론이고 대기업들조차 상품을 수입하기 위한 달러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어렵게 수입된 물품들도 예전보다 훨씬 낮은 구매력을 가진 소비자들에게는 구입하기가 부담스러운 게 현실이다.
 
택시 기사들은 사고가 나면 수입되는 부품을 교체할 돈이 없기 때문에 예약된 손님을 태우는 것 이외에는 일을 하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다. (앨리슨 T 메우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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