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 떠나 집으로 돌아가는 태국 코끼리들
상태바
관광지 떠나 집으로 돌아가는 태국 코끼리들
  • 소피 데빌러 기자
  • 승인 2020.06.12 16: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태국 치앙마이에서 아이들이 엄마와 아기 코끼리가 목욕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AFP/Lillian Suwanrumph)
태국 치앙마이에서 아이들이 엄마와 아기 코끼리가 목욕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AFP/Lillian Suwanrumph)

 

코끼리 천여 마리가 태국 북부 야산을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폐쇄된 관광지에서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다.
 
코끼리들 중 일부는 화이 파쿳의 북쪽 마을에서 왔다. 코끼리를 부리는 카렌족 마훗들은  이 마을에서 4 세기 동안 이 거대한 포유동물들을 키워 왔다.
 
코끼리와 마훗들은 이곳에서 약 180km 떨어진 관광 중심지인 치앙마이에서 외국인들을 위해 묘기를 부리며 돈을 번다. 일부 캠프에서는 코끼리들을 훈련시키기 위해 폭력적인 방법을 동원하고 있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3월 중순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객들이 급감하고, 코끼리들을 관광 상품으로 내세우는 공원 등이 폐쇄되면서 3천여 마리의 태국 코끼리들은 실업자가 되었다. 이에 굶어 죽을 위기에 처한 코끼리들 중 많은 수는 고향으로 돌아왔다.
 
15년간 코끼리를 다루는 마훗으로 일해 온 차이야폰은 화이 파쿳에 도착한 후 “코끼리들은 피곤해하면서도 행복해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코끼리들은 기억력이 아주 좋다”라며 “수년간 자리를 비운 후 마침내 집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티라팟 트룽프라칸 태국 코끼리 연합회 회장은 지난 두 달간 코끼리 약 천여 마리와 그들의 조련사가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짧은 기간에 이렇게 많은 수가 돌아온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영토 싸움 

그러나 코끼리들의 귀향에도 문제는 있다.
 
화이 파쿳에 사는 코끼리들은 보통 열 마리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현재 90여 마리 이상의 코끼리들이 400명의 마을 주민들과 함께 살고 있다.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광활한 숲은 옥수수를 경작하기 위해 개간되었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코끼리들의 요구를 뒷받침할만한 숲은 남아있지 않다.
 
티라팟 연합회장은 “실제로 마을은 이들을 다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일부 코끼리들은 집 뒤에서 잠을 자지만, 대부분은 조련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숲에서 밤을 보낸다.
 
그러나 때때로 이들은 농작물을 지키는 사람들에 의해 다칠 위험을 무릅쓰고 탈출해 농장 주변을 돌아다닌다.
 
굶지 않기 위해 먼 길을 떠난 조련사들에게 있어 코끼리 한 마리 당 300kg의 식물을 찾는 것은 큰 도전이다.
 
19세의 코끼리 조련사인 지라유 프라티프라탄은 충분한 사료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약 500밧(약 15달러)가 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된다면 더 많은 풀, 바나나, 사탕수수를 심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절박한 조련사들이 태국과 미얀마 국경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불법 벌목장에 눈을 돌릴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일부는 이번 위기로 동물 관광에 대한 반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소피 데빌러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