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도 환경 재앙을 막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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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도 환경 재앙을 막지는 못할 것이다
  • 조나던 곤날 칼럼니스트, ‘더 타임즈’ 기자
  • 승인 2020.05.1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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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6일 마스크를 쓰고 서울 광화문 광장 앞을 걷고 있는 사람들 (사진: AFP)
2019년 3월 6일 마스크를 쓰고 서울 광화문 광장 앞을 걷고 있는 사람들 (사진: AFP)

전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해 줄 거라는 믿음이 커지고 있지만, 그것은 순진하고 위험한 생각에 불과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그런 희망을 퍼뜨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요 산업지대의 하늘이 더 맑아지고, 관광객 발길이 뚝 끊긴 이탈리아 베니스 운하에 물고기 떼가 돌아오는 걸 보고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IEA는 1973년 석유 대란 이후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산업국가들이 화석연료를 확보할 수 있게 지원해 주기 위해 설립되었다. IEA가 최근 발표한 ‘2020년 세계 에너지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올해 전 세계 에너지 수요가 감소하면 탄소 배출량이 근 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이번 사태로 인한 장기적 영향을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위기에서 벗어난 뒤의 에너지 산업은 과거와는 크게 달라져 있을 수도 있다. IEA는 코로나19 사태가 화석연료 수요를 크게 줄여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지 않았을 때도 이미 재생에너지 사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던 것은 맞다. 그러나 지구에서 쓰이는 전체 에너지 중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 영국 에너지 그룹 BP가 발간한 ‘세계 에너지 통계 보고서’(BP Statistical Review of World Energy)에 따르면 2018년 재생에너지가 생산하는 전력량은 14.5% 증가했지만 여전히 세계 에너지의 일부에 그치고 있다. 세계 석유 매장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동 지역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2018년 전 세계는 2만 6,614.8 테라와트시(terawatt-hours, TWh)의 전기를 생산했다. 그중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2,480.4TWh, 즉 9.3%에 불과했다. 미국과 중국도 비슷한 비율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유럽에선 2018년 사용 에너지의 18.6%를 재생에너지가 차지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모두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한 다각적인 계획을 수립했으나 아직 계획 수립 초기에 머물고 있다. 2018년 두 나라는 각각 각각 383.8TWh와 136.9TWh의 전기를 생산했는데, 재생에너지가 생산한 전기량은 불과 0.2TWh와 1.0TWh에 그쳤다. 중동 지역 전체에서 재생에너지는 발생 전기의 0.64%를 기여하고 있을 뿐이다.
 
경제가 살아나도 재생에너지 사용 늘어나기 힘들 듯 

이러한 냉정한 사실들은 재생에너지가 전혀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해 세계가 더 푸르게 변할 것이라는 환상을 깨뜨리는 두 가지 경제 현실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마침내 코로나19 확산에 제동이 걸리면 전 세계의 기업과 경제는 잃어버린 시간과 이익을 만회하기 위해 과잉 생산에 들어갈 것이 확실시된다.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양이 풍부하고 즉시 구할 수 있는 화석연료만이 갑자기 급증한 에너지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재생에너지 활용 장기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가 가져온 환경적 혜택은 곧바로 사라질 것이고, 베니스 운하에 등장했던 물고기 떼는 사라질 게 분명하다.
 
두 번째는 그동안 축적되어 온 엄청난 양의 석유 재고다. 국제 유가는 저렴하고, 저장 탱크가 가득 차 있는 지금, 평소 같았으면 비어있을 저장 탱크에 전 세계의 일일 석유 수요의 두 배 이상을 공급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양의 석유가 보관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1차 지구의 날 50주년 기념행사 때 “기후 대란이 돌아오기 힘든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지구의 환경 위기는 '더 심각한 비상 상태'”라면서, 각국 정부들에 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나면서 화석연료 보조금을 폐지하고 과거가 아닌 미래에 투자하라고 촉구했다.
 
과연 그들이 그렇게 할까? 아니면 부진한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늘릴까?
 
안타깝게도 전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사태의 그늘에서 벗어날 때 과학자들과 유엔의 간청을 받아들여 화석연료 대신 재생에너지를 수용함으로써 되돌릴 수 없는 지구 온난화로부터 순식간에 세상을 구할 것이란 믿음은 어디까지나 ‘희망 사항’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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