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성 노동자의 절규...“코로나19 감염보다 굶어 죽을까 봐 더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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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성 노동자의 절규...“코로나19 감염보다 굶어 죽을까 봐 더 두렵다”
  • 아시아타임즈코리아
  • 승인 2020.04.2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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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다카에 있는 한 오염된 조선소에서 일하고 있는 소년 (사진: AFP)
방글라데시 다카에 있는 한 오염된 조선소에서 일하고 있는 소년 (사진: AFP)

아들은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나는 약간의 돈을 빌려 아들에게 빵 두 조각을 사줬다. 빵을 본 아들은 실망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나는 아들에게 "이제 빵만 먹을 수 있다. 이틀 뒤면 빵도 먹지 못할 수 있으니 지금 있을 때 먹어둬라"고 말했다.
 
다카에서 봉쇄가 시작된 지난달부터 우리는 악몽 속에 살고 있다. 악몽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을 뿐이다. 나는 고객을 찾기 위해 길거리로 나갈 수 없다. 돈과 음식이 없어 곧 죽을지도 모른다. 거리는 텅 비었고, 고객들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가족을 먹여 살릴 방법이 없다.
 
나는 방글라데시 다카의 빈민가에서 남편과 12살 아들과 시어머니와 함께 아주 작은 방에서 살고 있다. 다카는 인구밀도가 높고, 우리는 언제든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살고 있다. 우리는 이웃과 부엌과 화장실을 공유하는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가 어렵다.
 
남편은 릭샤(인력거)를 끌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운영을 할 수 없어 실직 상태다. 그래서 우리는 수중에 돈이 한 푼도 없다. 요전 날 아침, 나는 친구 집에 가서 밥을 얻어먹었다. 가족에 밥을 주고 나니 내가 먹을 게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다카 외곽의 마을에 살고 계신다. 나는 부모님께 매달 약간의 돈을 보내드려지만 지금은 그럴 형편이 안 된다. 전에는 내 수입이 괜찮았기에 남편의 수입과 합치면 우리는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부모님이 전화해서 돈을 좀 보내 달라고 하셔도 내가 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다. 내 목숨도 부지하기 힘든 상황이다.
 
나는 세이브더칠드런의 파트너인 라이트하우스(Lighthouse)가 운영하는 성 건강 클리닉에 가서 정기 검진을 받는다. 에이즈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았는지 검사하기 위해서다. 지난번 다카가 봉쇄되기 전에 갔을 때 라이트하우스 측은 내게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리지 않도록 외출을 삼가라고 조언해 주었다. 그들은 내게 어쩔 수 없이 외출해야 할 경우라도 마스크를 쓰고 비누로 손을 씻어야 하며 입, 눈, 코 가까이 손을 대서는 안 된다고 말해줬다. 침을 뱉거나 기침을 하거나 재채기를 하는 것도 피하라고 알려줬다.
 
내게 콘돔이 필요하면 라이트하우스가 문을 닫았더라도 보통 외근 직원에게 연락해서 소량을 구할 수 있다. 그런데 콘돔이 있으면 무엇하겠는가? 일이 없는데 말이다.
 
이런 상황이 오래 계속되면 살아남지 못할 것 같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모든 신체 접촉이 제한되면서 내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바이러스보다 굶어 죽는 것이 더 두렵다. 우리 가족 중 누구도 한 달 동안 생선이나 고기를 먹지 못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버틸 수 있을까? 돈도 없고 음식도 없다. 우리는 격리된 상태로 굶어 죽을 판국이다. 우리가 여기서 빠져나가 보호받을 수 있을까?
 
나는 코로나바이러스와 굶주림 중 무엇 때문에 죽게 될지 모르겠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이브더칠드런과 산하 소속 단체들이 운영하는 방글라데시 내 16개 임시 사무실이 문을 닫았다나머지 사무실도 축소 운영되면서 매주 2회만 문을 열고 꼭 필요한 서비스만을 제공하고 있다방글라데시가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도시를 봉쇄한 후 이 글에 나오는 말리하’(가명)처럼 수천 명의 성 노동자가 일거리를 구하지 못해서 생활고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세이브더칠드런은 먹고살기 위해 애쓰는 성 노동자들에게 금전적 지원을 제공해 주려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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