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로 내몰린 태국 성 노동자들...“코로나바이러스보다 굶는 게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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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로 내몰린 태국 성 노동자들...“코로나바이러스보다 굶는 게 더 무섭다”
  • 아시아타임즈코리아
  • 승인 2020.04.0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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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에서 길거리를 걷고 있는 성 노동자 옆을 오토바이가 지나가고 있다. (사진: AFP)
태국 방콕에서 길거리를 걷고 있는 성 노동자 옆을 오토바이가 지나가고 있다. (사진: AFP)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봉쇄 조치로 홍등가 영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태국의 밤 문화가 얼어붙자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성 노동자들의 생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일부 성 노동자들은 임대료와 생활비 등을 벌기 위해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인적이 드문 도로로 나와서 매춘 영업을 하고 있다. AFP 기자가 방콕 시내에서 만난 성 노동자 핌도 그런 사람 중 하나다.  

두렵지만, 먹고살기 위해서 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방콕에서부터 파타야에 이르기까지 태국의 유명 홍등가 내 술집들이 모두 문을 닫았다. 나이트클럽과 마사지 숍들도 마찬가지다. 관광객들의 태국 입국은 차단됐다.
 
이런 강력한 조치들이 시행되자 30만 명으로 추산되는 태국의 성 노동자들은 졸지에 ‘실직자’ 신세가 됐다.  
 
올해 32세인 트랜스젠더 성 노동자인 핌은 “바이러스가 두렵지만 먹고살기 위한 돈을 벌기 위해 고객들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태국 통행금지에 홍등가 영업 중단 

지난 3일부터 태국에서는 오후 10시부터 오전 4시까지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술집과 식당들은 이보다 며칠 먼저 영업을 중단했다.
 
방콕에서 일하는 다수의 성 노동자들은 홍등가 술집에서 일하면서 팁을 받거나 손님들을 집에 데려가 잠자리를 같이 하는 식으로 일하면서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태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필요할 경우 24시간 통행금지령을 실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4월 5일 현재까지 태국에서는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000명이 넘었다. 사망자는 20명이다.
 
핌은 이동 제한으로 인해 상당한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한다. 지난 10일 동안 단 한 명의 손님도 받은 적이 없는데 집에는 돈을 내라는 청구서만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핌의 친구인 또 다른 트랜스젠더 성 노동자인 앨리스 역시 술집 일을 못 하게 되자 길거리로 나왔다.
 
앨리스는 “과거에는 일주일에 300~600달러 정도 괜찮은 수입을 올렸지만, 술집들이 문을 닫으면서 수입이 끊겼다”라면서 “우리는 가난하기 때문에 이렇게 길거리로 나와서 돈을 벌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앨리스는 집세를 내지 못하면 쫓겨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높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길거리로 내몰리는 성 노동자들 
 
성 노동자들 근처를 배회하다가 성 노동자와 흥정 후 인근에 문을 연 호텔로 향하는 관광객들의 모습도 가끔 눈에 띄었다.
 
태국의 성 노동자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수개월 동안 지속될까 걱정하고 있다. 그럴 경우 태국 경제도 수십억 달러의 관광 수입을 올리지 못할 뿐만 아니라 홍등가처럼 음지에서 일하는 성 노동자들은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태국 정부는 향후 석 달 동안 신규 실업자들에게 5,000바트(약 18만 6,000원)의 긴급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성 노동자들은 자신이 취업자라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증명할 수 없어 긴급 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
 
태국 성 노동자들의 인권단체인 임파워 재단(Empower Foundation)은 태국 유흥업계가 연간 64억 달러의 수입을 올리는데, 이 수입의 상당액이 ‘성’을  팔아 올리는 수입으로 추산하고 있다.
 
임파워 재단은 저임금이나 일할 기회를 얻지 못해 성 노동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여성들이 많다고 보고 정부에 성 노동자를 포함해서 코로나19로 인해 수입이 끊긴 모든 노동자들을 지원해 줄 방법을 찾아달라고 호소하는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앨리스는 “정부는 정말 굼뜬 것 같다. 정부는 우리 같은 성 노동자들은 안중에도 없다. 우리에겐 바이러스보다 사 먹을 돈이 없는 게 더 두렵다”라고 말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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