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자국민들의 이동을 제한하는 국가가 점점 더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이로 인해 도시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 야생 동물들이 전 세계 일부 대도시의 텅 빈 거리들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야산에서 멧돼지들이 내려오는가 하면 일본 나라 현에서는 꽃사슴들이 인적이 드문 지하철역 부근을 서성거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인도의 소셜미디어들은 북부 우타라칸드주의 주요 도시인 데라둔에서 뛰어노는 한 수사슴에 열광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는 야생 칠면조 떼가 거리를 활보하고 있으며 통행금지가 내려진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도심 한가운데에 퓨마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경찰이 이 퓨마를 포획하는 데 도움을 준 칠레 농축산서비스 대표 마르셀로 지냐노니는 “이곳은 그들이 예전에 서식했던 곳이자 우리가 그들에게 빼앗은 지역이다”라고 말했다.
프랑스 자연사박물관의 로메인 줄리아드 연구실장은 특히 여우들이 이 같은 새로운 도시 탐험의 선봉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우들은 매우 빠르게 습성을 바꾼다. 어떤 장소가 조용해지면 그들은 바로 그곳에 나타난다"라고 말했다.
줄리아드 실장은 그러면서 보통 도심 내 공원들에서 볼 수 있는 참새나 비둘기 같은 조류 및 동물들이 자신들이 주로 서식하던 장소 이외의 곳을 탐색하면서 다른 동물들을 위한 공간을 확보해 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박물관의 음향 전문가인 제롬 쉬에르는 이른 새벽과 해 질 녘에 들리는 새 울음소리가 격리 상태에 놓인 도시 거주자들에게 위안이 되고 있지만 예전보다 도심 지역의 새들이 늘어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자동차 소음 등이 줄면서 우리가 새 울음소리들을 더 잘 들을 수 있게 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한 일부 새들은 소음이 있을 때 지저귀는 것을 멈추기 때문에 요즘 같은 여건에 새들이 더 잘 지저귈 수 있게 되기도 했다.
그는 “동물들이 인간의 소음 공해를 줄여주고 있다”면서 특히 동물들의 짝짓기 시즌까지 겹치면서 이 같은 여건을 위한 타이밍이 딱 맞아떨어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