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려면 얼마나 많은 유동성을 투입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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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려면 얼마나 많은 유동성을 투입해야 하는 걸까?
  • 데이빗 P 골드만 기자
  • 승인 2020.03.20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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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아이언 브리지(Iron Bridge) 뒤로 보이는 유럽중앙은행(ECB) 모습 (사진: : Frank Rumpenhorst)
프랑크푸르트 아이언 브리지(Iron Bridge) 뒤로 보이는 유럽중앙은행(ECB) 모습 (사진: : Frank Rumpenhorst)

중앙은행과 정부의 천문학적 ‘돈 풀기’ 효과 덕분인지 19일(현지시간) 세계 주식과 신용시장은 다소나마 안정을 되찾았다. 전날 5% 하락했던 미국 증시의 주요 지수는 1~2% 정도 상승 마감했고, 신용 리스크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유럽중앙은행(ECB)이 7,500억 유로의 추가 채권 매입을 약속하자 이탈리아와 다른 유럽 주변국 국채 가격은 급등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지금까지 금융시장에서 일어난 많은 사건 중에서 이번처럼 많은 돈을 쓰고도 거의 효과를 보지 못한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15일 국채 5,0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 2,000억 달러어치를 매입한다면서, 총 7,000억 달러 규모로 '양적완화'(QE) 정책을 재개한 데 이어 16일 뉴욕 증시가 폭락세를 이어가자 또다시 초단기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본래 제안했던 것보다 더 많은 1,200조 달러의 부양책을 약속했다. ECB, 일본은행(BOJ), 영란은행도 거액의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2008년 9월 리먼 사태가 터진 뒤 미국이 ‘부실자산 구제 프로그램’(TARP)를 통해 은행 시스템에 투입한 돈이 7,000억 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지금 미국 정부와 연준의 지원 규모는 당시와 비교가 안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엄청난 투입 액수에 비해서 효과는 실망스러울 정도로 적은 것 같다.
 
지난주 필자가 지적한 대로 은행 시스템에 유동성 충격을 일으킨 진원지는 미국 은행들이 유럽 은행들에 빌려준 달러 대출이다. 유럽 은행들은 미국 은행들로부터 빌린 순대출 잔액이 무려 12조 달러나 되는 상황에서 일명 ‘이종통화 베이시스 스왑’(cross currency basis swap·서로 다른 통화 간 변동금리와 변동금리의 이자 지급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평가해봤을 때 자금 조달 경색에 직면해 있다. 전날 잠시 진정세를 찾는 듯한 유로/달러 베이시스스왑(3개월물 기준)은 재차 거래가 사실상 중단될 수준까지 벌어졌다, 이는 투자자들이 유로화를 내주고 달러를 빌릴 때의 부담이 대폭 늘어나게 된다는 뜻이다. 유로/달러뿐 아니라 달러/엔 베이스 스왑도 크게 확대됐다. 연준의 긴급 유동성 공급도 소용이 없었다.    

이것은 연쇄 효과를 일으켰다. 유럽과 일본 투자자들이 미국 유가증권을 사들일 때 감수해야 하는 환차손 위험을 피하려고 달러를 빌릴 수 없을 때, 그들은 유가증권을 사는 대신 팔아버린다. 결과적으로 사실상 신용위험이 없는 정부가 보증하는 미국 담보부 증권들(MBSs)이 자금조달 경색의 피해를 봤다. 모기지 대출 금리와 국채 금리 사이의 스프레드는 벌어졌다.    

신용 스프레드는 여전히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다. 유럽 금융기관의 후순위채권 CDS 프리미엄은 리보 금리+300bp 이상의 극도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ECB가 7,500억 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더라도 투자자들이 은행 리스크에 대해 안심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미국의 실질 금리인 물가연동채(TIPS) 금리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미국 정부와 연준이 은행, 상업어음 발행사, 소비자 등에게 수조 달러의 구제금융을 제시하기 전인 3월 6일과 비교하면 약 1.2%p 정도 올라와 있는 상태다.
 
만일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경기침체 뒤 연말 세계 경제가 V자형이나 U자형 회복할 수 있다면 정부와 중앙은행이 쏟아부은 천문학적 자금은 정당성을 얻게 될 것이다. 하지만 세계 경제가 회복하는 데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리거나 내년 초까지도 경제가 계속 침체 상태라면 우리는 과거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금융 혼란에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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