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가장 두려울 수밖에 없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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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가장 두려울 수밖에 없는 사람들
  • 엘리슨 타미지안 메우스 기자
  • 승인 2020.03.1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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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구호단체가 16일 터키 국경 인근에 있는 한 시리아 마을에 있는 난민촌에서 시리아 난민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 AFP)
시리아 구호단체가 16일 터키 국경 인근에 있는 한 시리아 마을에 있는 난민촌에서 시리아 난민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 AFP)

전세계 정부들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 차원에서 손 씻기를 생활화하고 사람들이 모여있는 장소를 피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손을 씻을 수 있는 깨끗한 물이나 비누가 없거나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을 찾을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리아와 예멘 등지에 퍼져있는 수백만 난민들의 상황이 바로 그렇다.
 
현재 거주자 4명 중 1명이 난민인 지중해 동부의 국가 레바논의 상황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이 치명적인 코로나19에 어느 곳보다도 취약하다.
 
레바논의 베카 계곡에서 활동하는 NGO에서 일하는 한 국제 자원봉사자는 “이곳에서 천막을 공유하며 사는 대가족들, 많은 아기와 어린이들은 이미 춥고 습한 날씨와 홍수 및 따뜻한 옷 부족으로 인해 이미 대부분 병에 걸려 있다"고 말했다.
 
아직 이곳 난민촌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만일 감염자가 나오면 그때는 걷잡을 수 없는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구호단체들은 곧 닥칠지 모를 사태에 대비하고 있지만, 난민들이 손 씻기 같은 가장 기본적인 예방조치조차 할 수 없어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게다가 난민들은 돈과 정보가 없어 병원에 가기보다는 자가진단이나 치료를 한다는 것이다.
 
안전망이 없는 난민촌 
 
레바논에서 장시간 일한 경험이 있는 보스턴대학의 무하마드 자만 국제건강학 교수는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처한 ‘안전망’의 부족이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Asia Times 기자에게 ”우리는 이런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와 손 씻기 같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행동조차 할 수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라면서 국제 사회는 윤리적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경제적 및 공중보건 차원에서 그들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바논 베카 계곡에 흩어져있는 비공식적 정착촌에서 텐트 생활을 하고 있는 난민들은 수돗물을 이용할 수가 없어 대신 돈을 주고 마실 물을 사서 집으로 날라와야 한다.
 
환기시설이 안 되어 있는 좁은 방 하나에서 여러 세대가 모여서 사는 사브라와 샤틸라 등 레바논의 팔레스타인 난민촌으로는 최근 몇 년 동안 시리아 출신 팔레스타인들까지 몰려들면서 주거 여건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
 
자만 교수는 ”이런 장소에서는 사람들이 자가격리란 걸 하기가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레바논은 이미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휴교 조치하고 식당과 카페와 술집은 영업을 중단시켰다. 또 18일부터 29일까지는 공항도 폐쇄할 예정이다.
 
병원도 없고, 정보도 없다 
 
놀랍게도 시리아에서는 아직 코로나19 감염자가 보고되지 않고 있지만 시리아는 예멘과 더불어 중동 지역에서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국가로 꼽힌다. 시리아나 예멘 모두 전쟁으로 인해 의료 시스템이 붕괴됐고, 의료진도 부족하다. 특히 예멘에선 얼마 되지 않은 병원들도 콜레라, 설사, 뎅기열 같은 병이 걸려 찾아온 환자들을 치료하느라 정신이 없는 상황이다. 예멘에서는 인구의 70%가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고 있어 이웃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생긴 게 이만저만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터키에서는 10여 명, 레바논에서는 100여 명 등 시리아의 이웃국들에서도 모두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왔다. 지금까지 난민 중에는 감염 사례가 알려지지 않았지만, 난민촌에는 검사 방법이나 정보도 모두 없어 감염자가 있어도 있는지 모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자만 교수는 ”난민촌에서 감염자가 생기지 않으리라고 믿을 과학적 근거는 없다“면서 난민촌에서 코로나19 문제가 부각되는 건 시간문제일 뿐으로 예측했다.
 
각기 100만 명 이상의 시리아 난민이 머물고 있는 요르단, 레바논, 터키에서 활동하는 구호단체들도 코로나19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중동 지역 미디어 담당자인 조엘 바술은 ”이 세 국가마다 난민들이 치료를 어느 정도 받을 수 있는지 다르지만(레바논이 가장 취약) 이들 국가들이 자국민 외에 난민 환자들까지 감당해낼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라고 말했다.
 
레바논에는 공공병원이 한 곳밖에 없고, 대부분 민간병원뿐이다. 그렇지만 장시간의 금융위기로 인해서 민간병원을 가기 위한 버스표를 살 능력이 안 되는 사람들도 많다.
 
바술은 ”터커, 레바논, 요르단의 난민촌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할 경우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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