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먼데이에 미국 증시를 덮친 퍼펙트 스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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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먼데이에 미국 증시를 덮친 퍼펙트 스톰
  • 데이빗 P 골드만 기자
  • 승인 2020.03.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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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6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증시가 급락하는 모습을 보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 AFP)
3월 16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증시가 급락하는 모습을 보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 AFP)

코로나19 사태가 올해 7월이나 8월까지 이어지고,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후 늦게 내놓은 경고는 장 후반 미국 증시에서 거센 투매 바람을 일으켰다. 결국 벤치마크 지수인 S&P500은 1987년 10월 이후 최대인 12%나 폭락 마감했으며, 소형주들로 구성된 럿셀 2000 역시 역대 최악인 14%의 급락을 경험하며 거래를 마쳤다.
 
연방준비제도가 지방정부 지원을 위해 지방채 매입을 무제한으로 늘리기로 하는 등 연준은 미국 경제의 추락을 막기 위해 지금까지 써본 적이 없는 극약처방을 동원하고 있지만 증시에는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27년 만기가 도래하는 일리노이주 발행 지방채 가격은 3월 1일 약 124달러에서 16일에는 106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많은 주와 도시의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세를 비롯한 세수가 급감함으로써 향후 수개월 내에 주의 재정 상태가 극도로 취약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의회에서는 현재 퇴사 전 회사에서 받던 임금의 45% 정도를 받게 해주는 실업급여를 75%까지 받게 해주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러한 제안을 둘러싼 논의 결과는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업급여를 추가로 주기 위해서는 연방정부가 주에 보조금을 지원해 줘야 한다.    

투자자들은 이제껏 이런 엄청난 규모의 불확실성을 소화해본 적이 없다. 미국 경제의 상당 부분이 멈춰 선 상태에서 올해 늦여름까지 국가 공중위생 비상상태가 이어진다면 미국 경제는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경제와 금융 시스템 상당 부분이 끔찍한 피해를 겪는 건 불가피하다. S&P500 편입 종목 중에 미국 리테일 섹터 REITs의 대표 종목인 부동산 투자신탁 사이몬 프로퍼티(Simon Property)은 일중 27%가 빠졌다. 지난 1년 동안 하락률은 무려 60%를 넘는다. 최악의 하락률을 보인 건 MGM 리조트였다.
 
미국의 모기지 대출 잔액은 15조 8,000억 달러인데, 이 중 거주용과 상업용 대출 잔액은 각각 1조와 3조 달러다. 소매와 호텔 분야는 현재 처한 위기에 가장 취약하다. 또 부동산 분야 부도율이 상승한다면 은행 시스템은 끔찍한 결과를 겪게 될지 모른다.
 
S&P500에선 미국 최대 잡화와 식품 및 건강보조제 업체인 월그린의 주가가 가장 선방했다. 투자자들은 사람들이 여전히 월그린에서 판매되는 종류의 제품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지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의 소매판매, 부동산 투자, 그리고 산업생산은 각각 20.5%, 16.3%, 그리고 13.5%가 감소했다. 그래도 중국 경제는 다시 가동을 시작하고 있지만, 유럽 경제는 대부분 멈춰 서고 있다. 미국은 현재 어떤 상태인지 파악하기 힘들다. 투자자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몇 달은 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번 사태가 앞으로 5개월이나 더 이어질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는 투자자들에게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을지 모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근거를 갖고서 이런 전망을 내놓았는지는 불분명하다.
 
세게 정부들은 사태 진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주 현금을 인출하려는 고객들이 급증하자 은행 시스템은 극단적인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유럽과 일본 은행들은 갑자기 미국 은행들에게 단기 대출을 갱신할 수 없게 됐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은행 간 대출 시장에서는 극심한 변동성이 초래됐다. 그러자 외국 은행과 기관들은 미국 국채와 정부가 발행한 모기지담보부증권을 포함해서 팔 수 있는 모든 달러 자산을 청산했다.
 
일요일인 15일 연준과 일본은행은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긴급 조치를 취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제로 부근으로 낮추면서, 5,000억 달러 규모의 영구채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또 유동성 공급을 위해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과 달러 스와프 라인을 열었다. 하지만 이런 노력들의 효과는 제한적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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