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람코의 ‘인간 손소독제 거치대’ 사진에 누리꾼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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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아람코의 ‘인간 손소독제 거치대’ 사진에 누리꾼들 분노
  • 앨리슨 타미지안 무즈 기자
  • 승인 2020.03.1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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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 아람코 이주노동자가 어깨에 이동식 손소독제 거치대를 매고 서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 아람코 이주노동자가 어깨에 이동식 손소독제 거치대를 매고 서 있다.

금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에서 한 외국인 이주노동자가 손소독제가 달린 거치대를 어깨에 짊어지고 서 있는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퍼지면서 전 세계 누리꾼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회사인 아람코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다른 직원들이 어디서나 편하게 손소독제를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명목으로 이런 ‘비인간적인 행동’을 한 데 대해 비난이 쏟아졌다.
 
공개된 첫 번째 사진에서는 양복을 입은 한 직원이 손소독제를 이용하는 동안 이주노동자는 아래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장면이, 그리고 두 번째 사진에서는 이 노동자가 지친 기색이 역력한 가운데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 장면이 담겨 있다.   

문제의 사진이 담긴 트윗은 불과 이틀도 안 되는 시간 동안 6,900번 공유됐고, 1만 7,400번의 ‘좋아요’를 받았다.
 
사진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자 아람코는 즉각 사과했다. 아람코는 트윗을 통해 “사우디 아람코는 회사 승인 없이 자행된 이러한 모욕적 행위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아람코는 이어 재발 방지 의사를 밝혔으나 어떤 식으로 재발을 방지하기로 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람코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번 일이 사우디의 아시아 출신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시스템적 인종차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한 사례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가장 중요한 건 이런 비인간적 행동을 멈추게 하는 게 아니라 그런 행동을 하라고 지시한 사람에 대한 처벌과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경제적 보상 및 사과다”라고 꼬집었다.
 
반면 사우디 내에서는 아람코의 행동을 옹호하는 의견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손소독제를 들고 서 있는 일이 서양 패스트푸드 체인점 밖에서 유니폼을 입은 채 광고판을 들고 서 있는 아르바이트생과 무엇이 다르냐는 주장이다.    

쿠웨이트의 한 캐리커처 만화가가 그린 그림
쿠웨이트의 한 캐리커처 만화가가 그린 그림

사우디 같은 중동 국가들에서는 이주노동자를 고용할 때 스폰서를 두고, 고용주가 직원의 비자를 압수해서 퇴사를 막을 수 있도록 하는 카팔라(Kafala) 제도를 둘러싼 광범위한 인권침해 문제가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 왔지만 문제는 시정되지 않고 있다. 카팔라 제도 하에서는 사진에 찍힌 것 같은 이주노동자는 회사로부터 지시받은 일을 거부할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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