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진원지인 우한 방문하고도 비난받는 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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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진원지인 우한 방문하고도 비난받는 시진핑
  • 프랭크 첸 기자
  • 승인 2020.03.1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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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신화통신)
우한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신화통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마침내 코로나19의 진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을 방문했다. 시 주석은 작년 말 인구 1,000만 명 이상의 도시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100일이 넘도록 이곳을 방문하지 않아 공산당 내부에서조차 비난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시 주석이 방문했다고는 하나 그는 불과 10시간도 채 머물지 않은 채 곧바로 베이징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관영매체 기자들은 Asia Times에게 익명을 전제로 시 주석이 우한에서 머문 시간은 고작 9시간이 약간 넘었다고 전했다.
 
우한 공항에 도착한 시 주석은 곧바로 최고 등급의 항바이러스 안전장비를 갖춘 채 현지 병원으로 향했다. 중국의 코로나19와의 싸움이 절정에 달했던 2월 대부분의 시간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시 주석은 신중하게 선별된 의료진과 환자들을 직접이 아닌 영상을 통해 만났다.
 
양측의 만남은 증세가 심각한 환자들을 집중 치료하기 위해 10일 만에 지어진 훠선산 병원( Huoshenshan Hospital) 내 ‘깨끗한’ 방에서 이루어졌다. 

 

시 주석은 우한 병원에 갔지만 어떤 병실도 방문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의사와 환자들을 영상으로 만났을 뿐이다. (신화통신)
시 주석은 우한 병원에 갔지만 어떤 병실도 방문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의사와 환자들을 영상으로 만났을 뿐이다. (신화통신)

시 주석은 의료인들이 사용하는 N95 마스크를 착용하고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와 간호사 대표들을 몇 명 만났다.
 
시 주석과 수행단은 1월 23일 이후 봉쇄 상태에 있는 우한의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현지 주민과 일선 근로자들과의 대화를 제안했다. 그런데 후베이성 당국이 시 주석이 방문할 주거지의 모든 가구에 미리 사복경찰과 특별장교들을 보내놓고, 인근 지역 모든 건물 옥상에 저격수들을 배치해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철벽 보안의 목적은 시 주석의 안전을 지키고, 그가 체면을 잃지 않게 만드는 것이었을지 모른다. 지난주 쑨춘란 부총리가 우한 내 별도의 장소를 시찰하던 도중에 야유를 당해 당황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도시 봉쇄 속에 활동이 제한되고 식량도 부족해지자 분노한 주민들이 쑨 부총리가 지나가자 “모든 게 가짜다”라며 소리를 지르는 일이 일어났던 것이다.
 
따라서 현지 관리들은 시 주석이 주거지를 방문할 때 그와 똑같은 재난적 상황이 재연되는 걸 막기 위해서 특별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파견 경찰과 장교들에게 시 주석의 이동 경로에 있는 집들의 발코니와 창문을 감시하고, 시 주석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 수 있는 불만을 봉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시진핑 주석이 우한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 신화통신)
시진핑 주석이 우한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 신화통신)
시 주석이 시찰을 나서기 전 아파트 발코니에서 지시를 받고 있는 우한 경찰 (사진: 신화통신)
시 주석이 시찰을 나서기 전 아파트 발코니에서 지시를 받고 있는 우한 경찰 (사진: 신화통신)
건물 옥상에는 저격수 등의 요원들이 배치됐다. (사진: WeChat)
건물 옥상에는 저격수 등의 요원들이 배치됐다. (사진: WeChat)
건물 옥상에 배치된 저격수들의 위치를 표시해놓은 사진. (사진: 트위터)
건물 옥상에 배치된 저격수들의 위치를 표시해놓은 사진. (사진: 트위터)

시 주석은 우한 공항을 통해 베이징으로 돌아가기 전에 현지 고위 관리들을 모아놓고 우한 주민들의 희생에 대해 치하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이번 우한 방문을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초기에 후진타오 전 주석이 사스가 창궐한 광둥성을 방문했던 사례와 비교한다. 시 주석은 후 전 주석과 달리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한 리더십이 가장 필요했던 2월 상당 기간 국가 리더로서의 책무를 저버린 채 어디론가 사라져 있었다는 것이다.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이 사스 사태 때인 2003년 4월 광둥성 병원을 방문한 모습 (사진: 신화통신)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이 사스 사태 때인 2003년 4월 광둥성 병원을 방문한 모습 (사진: 신화통신)

후 주석의 우한 방문에 대해 관영매체들은 칭찬을 쏟아냈지만. 전문가와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한 누리꾼은 자신의 트위터에 “시 주석은 우한을 방문하려고 하지도 않았고, 코로나19 사태에 어디 갔는지 보이지도 않았다”면서 “이제 우한 위기의 고비가 끝났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는 지금에서야 홍보쇼를 하기 위해 우한을 방문한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우한에서 하루도 머물지 않은 이유가 그곳 전염 상황이 알려진 것보다 더 심각해 바이러스 확산 위험이 크기 때문이라서 그런 건 아닌지를 의심했다.
 
실제로 우한과 인접한 인구 100만 명의 도시인 첸장의 관리들은 여행과 모임 금지를 완화했다가 다시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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