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심각성 간과하는 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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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심각성 간과하는 인도네시아
  • 존 맥베스 기자
  • 승인 2020.03.1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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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일 자카르타에서 한 여성이 마스크를 쓰고 서 있다. (사진: AFP)
3월 2일 자카르타에서 한 여성이 마스크를 쓰고 서 있다. (사진: AFP)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늘어나기 시작하고 있는데도 트라완 아구스 푸트란토 보건장관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퍼뜨리고 사태의 심각성을 간과하는 듯한 발언을 해 비난을 받고 있다.
 
그동안 인도네시아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가 2일 첫 확진자가 두 명 나오고, 이후 8일까지 확진자 수가 불과 6명에 그쳤다, 이때까지만 해도 확진자 중 5명이 2월 말 말레이시아에 있는 집으로 돌아온 후 확진 판정을 받은 한 일본 여성에 의해 감염된 모녀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에 정부당국은 그나마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이 모녀가 인도네시아의 첫 확진자들이다.
 
그런데 불과 하루가 지난 9일 정부는 두 명의 외국 시민을 포함해서 13건의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확진자 중 몇 명은 자카르타 밖에서 거주하고 있다고만 밝혔을 뿐 다른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정부가 정보 공개에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자 정부가 자카르타 주재 외교관들을 모아놓고 코로나19 사태에 관련해 특별 브리핑을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외교관들의 불안은 오히려 더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브리핑에 참석한 한 외교관은 “브리핑을 듣고 궁금한 게 풀리기보다는 오히려 더 많아졌다”라면서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모호하게 말해서 정부에 신뢰가 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트라완 아구스 푸트란토 인도네시아 보건장관 (사진: 트위터)
트라완 아구스 푸트란토 인도네시아 보건장관 (사진: 트위터)

미국은 인도네시아 정부에 새로운 확진 사례를 찾기 위해 더 노력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인도네시아에서는 불과 650명 정도만 코로나19 진단을 받았을 뿐이다. 현재 코로나19가 발생한 중국 외 87개 국가 중 다수의 국가에서 수만 명을 대상으로 진단을 하는 것과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9일 기준, 동남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미얀마, 라오스, 브루나이에서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에서는 각각 138명, 93명, 50명, 19명, 1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그 밖에 필리핀에서도 6명, 캄보디아에서 2명이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브리핑에 모인 자카르타 주재 외교관들은 인도네시아 보건당국이 코로나19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진정시키려고는 애쓰고 있지만, 어떤 예방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전혀 교육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대해 특히 걱정했다. 

2016년 12월 인도네시아 무슬림들이 새벽 기도를 드리고 있는 모습 (사진 AFP)
2016년 12월 인도네시아 무슬림들이 새벽 기도를 드리고 있는 모습 (사진 AFP)

인도네시아의 무슬림들 사이에서는 하루에 5번 절을 하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다는 믿음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들은 그러한 믿음이 전혀 근거가 없는 믿음이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푸트란토 장관은 기도의 힘이 바이러스의 접근을 막아줄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무슬림 성직자인 마루프 아민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가 3월 4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자국민과 자국 거주 외국인 무슬림의 메카와 메디나 성지순례도 일시 금지한다고 발표하자 인도네시아 무슬림들을 금지 대상에서 빼내려고 애썼다가 실패하기도 했다. 그때까지는 인도네시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는 않았었다.
 
발리에서는 아직 확진자가 나오고 있지 않다. 하지만 현지 당국은 승객 두 명이 독감 유사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는데도 불구하고 8일 노르웨이 크루즈선 엠브이 바이킹선호(MV Viking Sun)에 타고 있던 수백 명의 탑승객의 하선을 허가했다. 이 배에는 738명의 승객과 452명의 선원이 타고 있었다. 보건당국은 탑승객들이 모두 최근 14일 동안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그들의 성급한 하선 결정은 코로나19 사태를 운에 맡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1월 26일 중국 관광객들이 인도네시아 발리에 도착하고 있는 모습 (사진: AFP)
올해 1월 26일 중국 관광객들이 인도네시아 발리에 도착하고 있는 모습 (사진: AFP)

바이킹선호에 타고 있던 승객 중 절반의 최종 목적지는 발리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달 10만에서 15만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찾았던 발리의 관광 산업은 코로나19 사태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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