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홍보 드라이브 거는 중국 관영매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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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홍보 드라이브 거는 중국 관영매체들
  • 프랭크 첸 기자
  • 승인 2020.03.0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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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천안문 광장 앞에서 마스크를 쓴 채 서 있는 경찰 모습 (사진: AFP)
베이징 천안문 광장 앞에서 마스크를 쓴 채 서 있는 경찰 모습 (사진: AFP)

중국 관영매체들이 소위 ‘유해한 사고’를 뿌리 뽑고, 대중들 사이에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선전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정신 정화’ 활동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러한 활동은 중국에서 확진 사례가 4일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통제되는 듯한 신호가 나오면서 더욱 강화될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4일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의 유명 사회관계망 서비스인 위챗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한 대중 칼럼을 인용해서 “서양, 특히 미국은 코로나19 사태에 관련해 중국에 했던 모든 비방과 비아냥에 대해 사과해야 하며, 나머지 아시아 국가들뿐 아니라 심지어 전 세계조자 중국의 단호한 억제 조치와 희생이 없었다면 훨씬 더 심각한 사태에 휘말렸을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이보다 앞서 중국 의료 전문가들이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한창 사투를 벌이고 있는 순간에 공산당 홍보 전문가들과 관영 인민일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과 국가를 이끌고 코로나19 사태 퇴치에 나서며 “탁월한 리더십과 국민에 대한 통찰력 있는 보살핌”을 보여줬다면서, 이를 칭찬하는 10만 단어 분량의 책을 편찬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전염병에 맞선 싸움’이란 뜻을 가진 ‘대국전역’(大国战疫)이란 제목이 달린 이 책에는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응에 대한 관영매체 보도 내용이 담겨있다. 책 편집자들은 시 주석의 뛰어난 역할과 공산당과 중국 사회 기관들의 우월성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관영매체 보도를 샅샅이 뒤져서 만들었고, 책은 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아랍어, 스페인어 등으로 출간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국 공산당 간부들이 사상 강화 차원에서 이 책을 사서 읽으라는 지시를 받은 직후인 이번 달 초 책이 갑자기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 사라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공산당 선전 책임자가 갑자기 바이러스가 여전히 사람들을 감염시키고 있는 마당에 시 주석을 과도하게 칭찬하는 책을 내보냈다가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판단해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요 도시가 봉쇄되면서 책 인쇄와 배포에 필요한 인력 부족 같은 물류 관련 문제들이 생긴 게 ‘대국전역’ 출간이 지연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대국전역’ 표지 (사진: 배포자료)
‘대국전역’ 표지 (사진: 배포자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한에서 환자를 치료 중인 의료진과 화상 통화를 하고 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한 번도 진원지인 우한을 방문한 적이 없다. (사진: 신화통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한에서 환자를 치료 중인 의료진과 화상 통화를 하고 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한 번도 진원지인 우한을 방문한 적이 없다. (사진: 신화통신)
시 주석이 베이징에 소재한 한 의약품 개발 연구소를 방문 중이다. (사진: 신화통신)

관영 매체들은 시 주석 찬가를 잠시 뒤로 미루라는 지시를 받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이들은 일단 당분간은 미국 비판에 힘을 쏟기로 한 것처럼 보인다.
 
신화통신은 사설을 통해 코로나19가 미국에서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워싱턴이 코로나19로 인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다. 5일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159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11명이 숨졌다. 반면, 중국에서는 8만 567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3,016명이 목숨을 잃었다.
 
신화통신은 또 지난달 말 백악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실에서 열린 기도회도 조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도록 지시했다. 백악관이 공개한 사진에는 펜스 부통령이 정부 ‘코로나바이러스 대응팀’ 팀원들과 같이 머리를 숙인 채 코로나19가 사라지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2월 26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대응팀원들과 만나 기도하는 모습 (사진: 배포자료)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2월 26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대응팀원들과 만나 기도하는 모습 (사진: 배포자료)

신화통신은 한 미국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서 “만약 이 바이러스가 정말로 대유행병이 된다면, 우리는 기도가 문제를 해결해 줄 거라고 생각할 만큼 망상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의 손에 목숨을 맡겨야 한다”라면서 “적어도 그들 마음속에서는 바이러스를 만들어 낸 신과 같은 신이 어떻게 해서든 바이러스가 소수의 미국인들에게만 피해를 주길 바라는 게 분명하다”라고 꼬집었다.
 
신화통신은 아울러 미국이 가장 먼저 중국 여행자들에 대한 입국 제한을 가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미국인들의 중국 입국을 막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중국은 미국 기업들이 제조하지 않는 필수품인 마스크, 보호복, 항바이러스제에 대한 대미 수출을 제한함으로써 미국이 처한 ‘위태로운 상황’을 이용하려고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한 양쯔강을 따라 나 있는 주요 도로가 한산하다. 여전히 우한에서는 1,000만 명 이상이 격리 상태에 있다. (사진: AFP)
우한 양쯔강을 따라 나 있는 주요 도로가 한산하다. 여전히 우한에서는 1,000만 명 이상이 격리 상태에 있다. (사진: AFP)

다른 중국 신문들은 미국, 이탈리아, 이란 보건당국이 초기 조사를 해보니 이들 국가에서 나온 확진자들이 앞서 중국인이나 다른 아시아인들과 접촉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면서, 우한이 코로나19의 진원지라는 병인학(病因学) 결론에 이의를 제기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지난주 원인을 알 수 없는 감염 사례가 발생했음을 인정했다.
 
이에 앞서 중국은 중국을 ‘아시아의 병자’에 비유한 기사를 쓴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들을 추방했다. 기사가 “인종차별적이고 선정적”이라는 게 이유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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