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둔 트럼프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바이러스 무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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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둔 트럼프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바이러스 무시하기
  • 데이빗 P 골드만 기자
  • 승인 2020.03.0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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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AFP)

미국 증시가 5일(현지시간) 다시 공포에 휩싸였다. 코로나19 앞에서 연방정부는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였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의 치명률이 부풀어졌다는 주장을 내놓으면서 논란을 키웠다. 누군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스튜디오에 불이 켜졌을 때 리얼리티쇼는 대본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주면 좋겠다.
 
지난달 26일 코로나19 문제와 관련해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독감이 코로나19보다 사망자가 많다는 식의 주장을 펴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축소하려고 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밤 폭스뉴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힌 코로나19의 치명률 3.4%가 틀린 수치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걸리지만 증상이 매우 가볍기 때문"이라며 "그들은 아주 빠르게 호전되기 때문에 의사를 찾지도 않고 의사에게 전화도 걸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이 마치 경증인 사람들에게 출근을 권유하는 말로 해석되면서 비판이 쏟아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자신의 트윗에 “나는 아픈 사람들에게 출근하라고 한 적은 없다”면서 “그것은 민주당, 특히 MSDNC(컴캐스트가 소유한 MSNBC 방송을 조롱하기 위해 이 매체와 민주당전국위원회(DNC)의 명칭을 합성한 용어)가 만든 가짜 뉴스이자 엉터리 정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컴캐스트는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을 끔찍하게 보도한다. 지금까지 들이고 있는 신뢰할 만하고 성공적인 노력을 해치려고만 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에겐 싸워봤자 지는 게임
 
문제는, 미국 내 누구도 코로나19가 얼마나 빨리, 어디로, 혹은 어떻게 확산되고 있는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전국적인 진단 키트 부족 현상은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민주당 쪽에서는 이 문제에 관련 트럼프 정부를 비난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정부 시절의 규제로 인해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싸워봤자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이다. 국가비상사태가 터졌을 때 정부가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늘 재임 중인 대통령이 그로 인한 대가를 치르게 되기 때문이다. 병원과 민간 실험실들에 진단 절차를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해 장시간 심사를 받게 만든 오바마 시대 때 만들어진 정책은 신속한 진단을 방해해왔다. 하지만 이 정책은 워싱턴 당국이 코로나19 첫 번째 확진 사례가 등장했다는 사실을 믿게 된 후 6주나 지난 2월 29일에나 돼서야 폐기됐다.
 
허둥지둥 대는 연방정부 

연방정부 관리들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신속한 대응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주초 스티븐 한 FDA 국장은 의회에 나와 금요일인 6일까지 100만 개의 진단 키트가 준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5일 진단이 실제로 진행되기까지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릭 스콧(공화당 ·플로리다) 상원의원은 블룸버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주말까지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 100만 명이 되지 못할 것이다”라면서 “그보다도 적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질병통제센터(CDC)는 5일 코로나19 감염 여부 진단을 받은 사람들의 숫자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주와 지방정부들이 대부분의 진단을 맡아서 하고 있기 때문이란 게 이유다. CDC는 코로나19 감염과 관련한 최신 국가 정보를 확보해놓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CDC는 “지방과 주 보건당국이 현재 각 지역 진단 사례를 공개하고 있다”라면서 “CDC 발표 사례와 주와 지방 보건당국 발표 사례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경우 주가 발표한 데이터가 가장 최신 데이터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미국질병통제센터, 자체 진단 키트 만들려다 시간 낭비"

비영리 탐사보도 매체인 '프로퍼블리카'(propublica)에 따르면 CDC는 유럽에서 수입한 진단 키트가 아닌 자체 진단 키트를 개발하겠다고 우기다가 불량 키트를 내놓음으로써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2월 28일 프로퍼블리카는 “전염성이 무척 강한 코로나바이러스가 1~2월 사이에 중국에서 다른 나라고 급속히 확산되는 동안 CDC는 미국 내 확산 가능성을 추적하는 데 쓸 수 있었던 소중한 몇 주의 시간을 자체 진단 키트를 개발하겠다고 우기느라 허비했다”라고 꼬집었다.
 
진단 키트가 부족하자 워싱턴주 보건당국은 경증 증상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보건소로 나오지 말아 줄 것을 요청했다. 즉시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게 이유였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세계적 IT 기업들은 시애틀 지역 지원들에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기초적 정보 부족, 혼란스러운 성명, 꾸물대는 행동, 그리고 과거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행동 등이 모두 미국 증시에 공포감을 심어줬다. 대선이 열리는 해에 책임 소재가 누구에게 있는지를 따져봤자 별로 의미가 없다. 미국 제33대 대통령인 해리 트루먼 대통령(재임 1945~1953년)이 집무실 책상 위에 걸어뒀던 “모든 책임은 여기서 멈춘다”는 말처럼 결국 대통령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법이다. 공중보건 위기만큼 대통령이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할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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