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이 불붙인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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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이 불붙인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경쟁
  • 윌리엄 페섹 기자
  • 승인 2020.03.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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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사진: AFP)
뉴욕증권거래소 (사진: AFP)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50bp 기습 인하하면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경제활동에 가해지는 위협에 계속해서 대처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아시아 국가들에게도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유를 선사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직전 말레이시아와 호주가 금리를 인하했지만, 연준이 금리를 내리기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대체로 경기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단호한 금리 인하에 주저하고 있었다. 자칫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환율 조작국’으로 찍힐지 모른다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 인하로 이제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이런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게 됐다.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부진했던 아시아 경제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이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여파로 아시아 국가들의 가계 수요와 기업 업황은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자 공급망이 훼손되고, 여행 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항공에서부터 소매와 농업 및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종사하는 산업이 일제히 더욱 흔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이미 제로인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가능성조차 배제하기 힘들다. 일본 경제는 이미 작년 4분기 연율로 환산 시 마이너스 6.3%라는 최악의 부진을 나타냈다. 일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7월 도쿄 올림픽이 예정대로 개최될 수 있을지를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여행객들의 입국 제한을 검토하기 전인데도 경제 상황이 이렇게 나빴다.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 확실시 

중국 외 국가 중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한국의 한국은행 역시 금리 인하에 나설 게 확실해 보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4일 "향후 통화정책을 운영함에 있어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 미 연준의 금리 인하 등 정책여건의 변화를 적절히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제조업 분야가 사실상 멈춰 선 중국의 중국인민은행도 통화완화 정책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1월 ‘확장’과 ‘수축’의 경계인 50을 기록했던 2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월에 35.7%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상 최대 낙폭이다. 차이신/마르키트 서비스 PMI 지수 역시 2월에 1월의 51.8%에서 26.5%로 떨어졌다.
 
S&P글로벌레이팅스는 올해 중국 경제가 5%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경제는 작년에 이미 1990년도 이후 가장 부진한 6.1% 성장에 그쳤다. 한국, 일본, 싱가포르를 비롯한 아시아 경제국들은 중국발 경제 역풍을 피해 가기 힘들 것이다.
 
경기 부진한 동남아 국가들 줄줄이 금리 인하...한·중·일 중앙은행 공조 필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여전히 475bp의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중앙은행은 2월 20일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했다.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국인 인도네시아도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이미 5% 성장에 그치고 있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2014년 약속했던 7% 성장률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필리핀 중앙은행은 2월 6일 금리를 낮췄다. 하지만 필리핀 경제가 8년 만에 가장 더디게 성장하고 있고, 코로나19 위협에 따라서 국내로 들어오는 해외 송금도 감소하고 있어 중앙은행도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 중앙은행도 이론적으로는 375bp의 금리를 내릴 여유가 있다.
 
물론 중앙은행들은 신중한 균형을 유지하면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 중앙은행들은 신뢰성을 잃지 않기 위해선 경기를 부양하더라도 지나친 정책 완화를 삼가야 한다.
 
또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위기 대처 방안에 대해 협력하는 등 공조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아시아는 미국보다 중국발 경기둔화에 더 취약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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